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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회찬 국회의원 2주기> 떠나고 없는 그를 세상은 왜 놓아주지 않는 것일까

7월 18일 마석모란공원, 2주기 추모제
김경홍 기자 / 입력 : 2020년 07월 18일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세월은 흐르는 강물과 같다. 물살은 상류에서 하류로 하염없이 흐르고 흘러 망망대해로 산화 (散花)하지만, 물살이 닦아놓은 물길은 뱃사공의 심연에 오래오래 남아있는 법이다.

7월 23일 2주기를 앞두고 노회찬 전 국회의원이 안장된 마석모란공원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그는 이미 떠나고 없지만, 심상정 정의당 대표, 노회찬 재단 조돈문 이사장, 유가족과 평소 그를 그리워해 온 추모객들은 그가 낸 길을 걸어와 묘지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날 심상정 대표의 추모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지난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꼭 만들어서 대표님 대신 물구나무를 서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총선 결과를 받아보며, 신영복 선생님께서 생전에 대표님과 저를 앉혀놓고 써주신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가지 끝에 남은 씨 과일은 먹지 않고, 다음 종자로 심는다는 석과불식, 거대 양당의 광풍에도 불구하고 전국 지도 위에 찍힌 노란 점 하나 그리고 다섯 석의 비례의석이야말로 대한민국 정치 변화를 위해서 국민들께서 남겨두신 씨 과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 정의당 국민들이 주신 소명을 더 단단히 부여잡고,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심 대표는 이렇게 추모사를 매듭지었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배제되어 온 우리의 허약한 민주주의가 차별과 혐오, 불평등을 키워왔음을 깊이 성찰하면서 코로나 19 이후 모든 개인의 존엄을 바탕으로 연대와 협력의 공동체로 나가는 길에 정의당이 앞장설 것입니다. 폭풍우를 뚫고 차별금지법을 반드시 제정해서 아래로부터 민주주의를 단단하게 세워가겠습니다”

↑↑ 지난해 7월 23일 오후 7시 고(故) 노회찬 전 국회의원 서거 1주기 추모식이 경남 창원 성산구 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열렸다./ 사진 = 노회찬 재단 제공

◇그는 떠났어도 왜 세상은 떠난 그 자리에 남아있을까
 “노동자·서민의 땀과 눈물과 애환이 서려 있는 곳, 바로 창원입니다. 수많은 보통 시민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청년들, 자영업자들, 장애인들, 바로 이름 없는 6411번 버스 승객들. 이분들과 꼭 두 손 잡고 차별 없는 세상,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향해 힘차게 걸어가는 것이 노회찬의 꿈입니다“

1년 전인 2019년 7월 23일 오후 7시 고(故) 노회찬 전 국회의원 서거 1주기 추모식이 열린 경남 창원 성산구 한서병원 앞 광장에서의 ‘노회찬 서거1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심상정 대표는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잔잔한 소회를 이렇게 읽어내렸다.

떠나고 없는 노회찬 전 의원을 심상정 대표가 이렇게도 잊지 못해하는 무엇일까.
1956년 출생해 2018년 7월 23일 생을 마감한 노회찬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엘리트 출신이었지만 1982년 용접기술을 배워 노동자의 삶을 택했다.
1989년 인전지역 민주 노동자 연맹 사건으로 구속돼 3년 동안 옥고를 치르기도 한 그는 석방 후 노동운동가의 길을 가다가 정치에 입문,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하지만 정치인으로 사는 삶도 평탄치가 않았다. 2013년 독수독과 이론 ( 독이 든 나무의 열매에도 독이 있다는 뜻이다. 법에 어긋난 방법으로 얻은 증거는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론이다)에 따라 의원직을 박탈당했으나 2016년 총선에서 당선됐다.

그러나 2018년 드루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특검 수사가 진행되던 7월 23일 오전 9시 38분 신당동 한 아파트의 17층과 18층 사이에서 투신하면서 파란의 삶을 마감했다.

노회찬의 삶과 심상정의 삶은 닮은 점이 많다. 정치적 동지이면서 인간적 동지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 역시 졸업 후 미싱사의 길을 걷다가 정치에 입문했으니 말이다. 땀방울로 다져놓은 우애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아련한 삶의 풍경화다. 




김경홍 기자 / 입력 : 2020년 0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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