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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중 경북 5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서일주 기자 / 입력 : 2019년 07월 08일

↑↑ 병산서원
석굴암․ 불국사, 경주역사 유적지구,하회와 양동, 산지승원,소수사원․
병산서원․ 도산서원․옥산서원

‘한국의 서원’이 지난 6일 유네스코(UNESCO, 국제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6월 30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우리나라가 신청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에 등재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의 서원’이 우리나라의 14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세계유산으로 등재 결정된 ‘한국의 서원’은 16∼17세기에 건립된 국내 9개 서원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건립된 서원이면서 사액서원인 영주의 소수서원 ▲지역 출판문화를 주도하는 등 서원의 출판과 장서의 기능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인 경주의 옥산서원 ▲한국의 서원 중 학문 및 학파의 전형을 이룬 대표적인 서원인 안동의 도산서원 ▲자연과 조화된 한국 서원 건축을 대표하는 안동의 병산서원 등 도내 4개 서원을 비롯해 경남 함양의 남계서원,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 대구 달성의 도동 서원,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 등이다.

소수서원은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년)에 ‘백운동서원’이라는 이름으로 건립했다. 서원 교육, 제향과 관련한 운영 규정을 처음으로 만들어 이후 세워진 서원 교육 규정에 영향을 미쳤다.

소수서원은 13세기말 우리나라에 최초로 성리학을 원나라(1260-1368)에서 도입한 인물로서 이 지역 출신인 안향이 생전에 공부했던 장소다. 주요 배향인물로는 안향, 안축, 안보, 주세붕이 있다.

회재 이언적 선생을 배향한 옥산서원은 누마루 건축물을 처음으로 서원에 도입하고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살아남은 47개 서원중 하나다.

옥산서원은 입학규정, 교육 평가 내용과 관련된 고문서가 소장되어 있어 서원의 교육 방식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옥산서원에는 서원의 교육제도와 관련하여 원생의 선발과 평가에 대한 자료가 잘 보존되어 있다.
↑↑ 병산서원

도산서원은 안동 출신으로 중국에서 전래된 성리학이 우리나라에서 정착되고 체계화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1574년 지어졌다. 1614년에는 이황의 제자였던 조목(1524-1606)도 함께 종향됐다.

서원이 학문과 학파의 중심 기구로 발전하는 한국 서원발전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강당이 비대칭으로 구성된 특징이 있으며 탁월한 자연 경관으로 인하여 일대의 경관을 묘사한 다양한 작품들이 남아 있다.

병산서원의 전신은 풍산현에 있던 풍악서당으로 고려때부터 사림의 교육기관이었으며 1572년 서애 류성룡 선생이 지금의 병산으로 옮겼다. 1662년에는 류성룡의 아들이자 그의 학문을 계승한 류진(1582-1635)을 종향하였다.

서원을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만인소를 조선시대에 최초로 작성하는 등 공론장으로서의 서원 역할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곳이며 많은 학자들의 수용이 가능한 큰 규모의 만대루는 자연경관과 조화의 탁월성을 보여준다.

병산서원 목판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의 일부로 포함돼 있다.

동아시아에서 성리학이 가장 발달한 사회였던 조선 시대 각 지역에서 활성화된 서원들이 성리학의 사회적 전파를 이끌었다는 점과 서원의 건축이 높은 정형성을 갖췄다는 점이 세계유산 등재에 필요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로 인정받았으며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계획도 충분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았다.

경북에서는 지난 1995년 석굴암․과 불국사가 세계유산에 첫 등재된 이후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2010년), 산사-한국의 산지승원(2018)에 이어 5번째 쾌거다.

한편, ‘한국의 서원’은 지난 2015년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으나 이코모스(ICOMOS)의 심사 결과 ‘반려(defer)’판정에 따라 2016년 4월 자진해서 등재신청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2년 간 관계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유산구역을 재조정하고 9개 서원의 대표성과 연계성을 강조하는 등 대폭적인 보완을 거쳐 이번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등재가 결정되었다.

◇한국의 서원 등재 추진경과와 세계유산 가치

9개 서원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통해 한국의 정신적·문화유산적 가치를 전 세계에 알려 품격 있는 문화국가로서의 국가브랜드를 제고하는데 목적을 둔 가운데 소수서원(경북 영주), 남계서원(경남 함양),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산서원(경북 안동), 필암서원(전남 장성), 도동서원(대구 달성), 병산서원(경북 안동),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을 유네스코에 신청했다.
▷한국의 서원 등재신청서(국문) 주요 내용

- 탁월한 보편적 가치

신청유산인 한국의 서원은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까지 조선시대 지방 지식인들에 의해 건립된 대표적인 사립 성리학 학교이다. 이 유산은 한국 최초의 서원인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1543년 건립)을 포함해 경남 함양의 남계서원(1552년 건립), 경북 경주의 옥산서원(1573년 건립),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1574년 건립),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1590년 건립),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1605년 건립), 경북 안동의 병산서원(1613년 건립),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1615년 건립),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1634년 건립)이다.

한국 서원의 주요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성리학 가치에 부합하는 이상적 지식인을 양성했고, 둘째 지역의 대표적 성리학자를 사표로 삼아 제향했다. 셋째, 지역사회의 공론을 형성했다.

성리학자들은 강학을 통해 성리학적 가치관을 통하여 세계를 이해했고, 정기적인 제향을 통해 학파의 결집을 도모했으며, 교류를 통해 성리학에 부합한 향촌 교화활동을 주도했다.

신청유산은 성리학이 만개했던 조선의 성리학 교육과 사회적 확산을 주도했던 교육기관이자 무형적, 역사적 독특성의 탁월한 증거다. 성리학자들은 교육에 필요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교육 시스템과 물리적 시설을 완성했다.
성리학자들은 그들이 존경하는 지역의 인물을 제향함으로써 후속 세대에게 롤모델을 제시하고 강학을 통해 학문을 계승함으로써 학맥을 형성했다.
그들은 또 신청유산을 사회 교화와 정치 활동 등 각종 활동의 근거지로 활용하면서 성리학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는데 기여했다.

신청유산은 성리학적 이상 실현을 구현하기 위한 장소였으며, 한국적으로 진화한 유학 교육시설의 특징을 보여준다. 서원은 제향인물의 연고가 있는 지역에 입지했으며, 성리학자의 전인적 교육에 적합한 환경을 선택했다. 제향영역, 강학영역, 회합과 유식영역 등 각각의 영역은 지형과 경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뚜렷한 하나의 서원 건축 전형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탁월하고 특출한 가치를 갖는 유산이다.

신청유산의 정형성은 조선사회에 서원이 등장한 초기에 빠른 속도로 정립됐으며, 이후 모든 서원 건축에 공유된 모델이 됐다. 신청유산을 구성하는 9개 서원은 이러한 뚜렷한 정형성을 확립해가는 연속적인 과정을 명확하게 증명한다. 이 건축물의 정형성은 건축물의 배치방식으로 대표된다. 서원은 강학과 제향, 교류와 유식의 기능을 함께 갖추고 있으며, 각각 강당, 사우, 누마루의 건축물을 중심으로 영역을 구성했다.
이들 각 영역은 지형, 외부공간, 기단, 담장, 대문 등을 이용하여 유기적이고 연속적인 위계로 결합됐다.

연속유산으로서 신청유산을 구성하는 9개의 서원들은 한국 성리학 교육기관의 전형으로서 서원의 특징을 잘 보존하고 있는 유산이다. 이들은 한국의 서원이 하나의 유형으로 정립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사례이며, 이들을 통해 한국 서원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다.

▻소수서원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서원이다. 한국 서원의 강학, 제향과 관련된 규정을 최초로 제시해 이후 건립되는 서원에 영향을 줬다. 이와 관련된 문헌 자료도 풍부하다. 소수서원은 교육기관으로서 서원이 강학, 제향, 회합과 유식 등의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함을 제시했다.

▻남계서원
한국에서 두 번째로 건립된 서원으로 지역의 사림들만에 의해 설립된 최초의 사례이다. 건축적으로는 한국 서원 건축의 정형적인 배치방식이 처음 등장한 사례이다. 각각의 주요 영역을 구분하여 하나의 축선 상에 배치한 것은 이후 건립되는 서원 배치방식의 전범이 됐다.

▻옥산서원
출판과 장서의 중심기구로서의 서원의 역할을 정립했다. 건축적으로는 서원 영역의 앞에 누마루를 도입해 회합 및 유식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했다. 옥산서원 이후 서원에 누마루를 설치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도산서원
서원이 학문과 학파의 중심 기구로 발전하는 한국 서원발전의 과정을 입증한다. 제향인물의 강학처를 기반으로 건립됐으며, 강당이 비대칭으로 구성된 특징이 있다. 탁월한 자연 경관으로 인하여 일대의 경관을 묘사한 다양한 작품들이 남아 있다.

▻필암서원
한국의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서원 운동이 서남부지역까지 확산되는 과정을 입증한다. 기록물을 통해 서원의 경제적 운영방식이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전의 서원들이 경사지형을 이용하던 것과는 달리, 이 서원은 평탄한 지형에 적합한 건축물 배치 방식을 적용했다.

▻도동서원
서원 교육 방식의 구체적인 양상을 입증한다. 경사지를 활용한 서원의 건축 배치를 탁월하게 구현했다. 건축물별로 여러 개의 단을 조성하여 외부의 자연경관을 시각적으로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활용한 것은 경사지 서원의 조성 기법을 잘 보여준다.

▻병산서원
서원을 교육기관으로서만이 아니라 만인소 등 사림의 공론장으로도 확대된 사림활동 중심지로서의 서원의 기능을 입증한다. 많은 학자들의 수용이 가능한 큰 규모의 만대루는 자연경관과의 조화가 탁월하다.

▻무성서원
한국 서원의 발전과정에서 성리학 이념이 지역단위의 지식인 집단을 중심으로 사회 전반에 확대되는 단계에 속한다. 성리학적 사회질서를 구축하고 향촌을 교화하고자 교육과 사회적 근거지에 설립됐다.

▻돈암서원
성리학의 실천 이론인 예학을 한국적으로 완성한 거점으로서, 응도당을 정침이론에 맞추어 만들었다. 응도당은 정침이론을 한국의 건축언어로 재해석하여 완성한 뛰어난 건물로서 한국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사례이다.

신청유산 9개 서원은 한국서원의 특징과 역사를 통합적이고 연속적으로 증명한다. 일부 서원은 장기간의 역사 속에서 전쟁, 화재, 자연재해 등을 겪으며 많은 피해를 입기도 하였으나 피해 직후 사림들에 의해 즉각 복구되면서 그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으며, 복구된 이래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의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된 이래 지금까지 문화재보호법 아래에서 전문가 집단의 면밀한 검토와 공인된 문화재수리기술자에 의해 엄격한 방식으로 최소한의 보수만을 진행하는 등, 완전성과 진정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신청유산의 보존 관리는 대한민국의 문화재보호법,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재)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을 중심으로 신청유산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와 모니터링이 수행 중에 있다.

종합하면, 9개의 대표적인 서원으로 구성된 신청유산은 16세기 중반 서원 제도의 도입으로부터 시작해 한국 사회에서 서원이 정착되어 나가는 역사와 건축의 성취를 증명한다. 신청유산은 성리학이 동아시아 전역에 확산되어 지역적인 특색을 가지며 꽃피운 중요한 사례라는 가치를 갖고 있다. 신청유산은 건축적으로 한국 서원의 정형을 뚜렷하게 완성하여 이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전통을 건축적으로 구현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갖추고 있다.

▷ 한국 서원의 세계유산적 가치
한국의 서원은 사림에 의해 설립된 사립학교로서 중국에서 발원한 유학의 확산 속에서 유학문화권의 보편성과 한국의 지역성을 함께 드러내는 교육유산이다. 한국 서원의 중요한 가치는 사림들이 인간 본성의 함양과 도덕적 실천을 목적으로 설립해 이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성리학 이상사회를 이끌어 나갔다는 점과 그 속에서 뚜렷한 배치개념과 건축미학을 가진 한국 서원의 건축적 전형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특출한 가치를 갖는다. 한국의 서원은 성리학 전통이 전승되고 있는 한국 문화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유산이다.



서일주 기자 / 입력 : 2019년 07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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