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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문재인 정부를 ‘탓할 수밖에 없는 이유’, 경북 대표도시에 불어닥친 인구 감소 한파


김경홍 기자 / 입력 : 2021년 01월 22일
 
‘70년대 이후 대표도시 포항시 인구 50만 시대 사수 올인, 실패하면⇢ 남구․ 북구 행정구역 통합 불가피
‘70년대 이후 대표도시 구미시 41만 시대로 후퇴⇢ 수용인구 55만 예상한 2020년 도시기본계획 백지화
‘70년 이전 대표도시 상주시 10만 시대 사수 실패⇢1965년 26만 상주 시대의 자존심에 치명상
‘70년 이전 대표도시 김천시 15만 시대 회복 올인⇢ 인구 14만 무너지면 단독 선거구 유지 불가, 행정조직 축소
대표도시 인구 감소 이유⇢ 문재인 정부 국가 균형 정책 실현 의지 퇴색 ⇢ 수도권 규제 완화 및 2차 공공기관 이전 약속 위반 기업, 인구 집중 시켜
2019년 말 수도권 인구 사상 처음 전체 인구 절반 넘어서
경북 ․부산․대구․광주․울산․창원 상공회의소 ⇢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 보이자 강력 반발
시군구 105곳 인구소멸 위험지역 중 92.4% 97곳이 비수도권


↑↑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인구 늘리기 시책에 지역 버스 업체들까지 '포항사랑 주소갖기 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사진 = 포항시 제공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1970년 이전까지 경상북도를 대표해 온 상주시와 김천시에 이어 1970년 이후 대표도시로 바통을 이어받은 포항시와 구미시마저 몰아닥치는 인구 감소 한파로 홍역을 앓고 있다.
1965년을 전후해 인구 26만 명이던 상주시는 55년이 흐른 2019년 1월 말에는 10만 380명으로 내려앉은 데 이어 2월8일에는 9만 9,986명으로 추락하면서 인구 10만 시대를 사수하는 데 실패했다. 공무원들이 인구 10만을 지키지 못한 자성의 의미를 담은 검정 넥타이 차림으로 출근할 만큼 충격은 깊은 상처를 남겼다. 대구와 경북이 분리되기 이전만 해도 대구에 이어 인구 2위를 마크하던 상주시로선 절망적인 사건이었다. 이후에도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 2020년 12월 말 인구는 9만 7,228명에 머물러 있다.

김천시도 예외가 아니다. 1960년 19만 1천 명, 1965년 21만 3천 명, 1970년 19만 5천 명이던 인구는 인접 지역인 구미시가 공단지역으로 부상하자, 심각한 인구 유출 홍역을 앓아야 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1970년 17만 7천 명을 마크하던 인구가 1980년 들어 17만 7천명으로 내려앉더니, 1990년 15만 1천명, 2000년 15만 6백 명에 이어 2010년에는 인구 15만 시대마저 깨졌다. 이어 행정조직 감소의 마지노선인 13만 5천 명에 근접한 13만 6천 명 선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국회의원 단독 선거구 유지까지 위협받은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사업인 혁신도시를 유치하면서 14만 1,300명으로 다시 인구를 증가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2020년 12월 말 현재 14만 548명의 김천은 14만 시대를 위협하는 외풍과 맞서 싸우고 있다.

공단 경기 호황기인 1970년부터 2000년까지 인접 지역인 상주시와 김천시 등의 인구가 유입되면서 포항시에 이어 도내 2위의 도시로 급부상한 구미시는 2019년 11월 42만 95명을 끝으로 인구 43만 시대를 마감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41만 9,742명으로 내려앉았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이후에도 지속돼 2020년 12월 말에는 41만 6,328명으로 3천 4백 명이 감소했다. 정점을 찍은 2018년 7월의 42만 2,068명에 비하면 5,740명이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20년 도시기본계획 수립 당시 수용인구를 55만 명으로 예상했던 시로서는 이를 백지화하는 뼈 아픈 현실과 직면해야 했다.

이 때문에 2019년 2월 임시회에서는 집행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김재상 의원은 당초 2020년 도시 기본 계획수립 당시 수용인구는 55만 명이었으나, 수립 기준년도가 1년밖에 남지 않은 2019년 현재 인구는 42만 명으로 13만 명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구 정체의 주요 요인으로 인접 시군으로의 역외유출을 꼽은 김 의원은 구미와 인접 지역인 칠곡군 북삼읍의 경우 80%가 구미에 직장을 두고 있으면서 거주하고 있고, 구미와 인접한 김천 아포읍의 경우에도 LH 공사가 추가로 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인접지의 시군으로 인구가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2015년 10월, 안장환 의원은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2015년 3월 42만 1,633명을 마크하면서 최고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여오다가 8월 말로 접어들면서 41만 시대로 추락했다고 지적하고, 비효율적인 인적, 경제적 자원 배분, 자립형 사립고, 특성화된 대학과 출산정책 부재, 높은 생활 물가, 높은 택지 공급가와 아파트 분양가 및 높은 주택가격 등이 서민 근로자들을 타지역으로 이주케 하는 근본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안의원은 특히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도시 관리 계획의 수립, 토지 이용관리의 제고와 미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공단에 의존하는 공단 도시가 아니라 대형 쇼핑몰과 첨단 부품 소재, 금속 부품, 가전, 가구, 의류 및 생필품 단지를 조성하고, 백화점 인▪허가 역시 검토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2017년 7월, 김태근 의원은 또 구미시 인구 감소 요인을 구미시와 인접해 있는 칠곡 석적읍과 김천 아포읍으로의 유출에 있다면서 집행부에 대해 인동 지역 등에 택지 개발을 통해 ‘구미로의 인구 유턴 정책’을 가시화해야 요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의원들의 지적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 중심에 국가 균형 발전보다는 수도권 집중화를 초래할 수도권 규제 완화에 무게를 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철강 도시로 세계가 주목한 포항시 역시 인구 감소 한파를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2015년만 해도 52만 시대를 지켰으나, 2916년 들어 51만 시대로 추락한 이후 2020년 6월에는 50만 4,461명, 2020년 말에는 50만 2,976명으로 급속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포항시 인구는 2015년 이후 매년 3천여 명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50만 사수를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50만을 지켜내지 못하면 남구 북구로 나눠진 행정구역이 통합돼 구(區) 조직이 없어지고, 정부로부터 받는 교부금은 47%에서 27%로 줄어들게 된다. 또한, 도시 계획과 보건 의료 등 도시 발전과 밀접한 18개 분야의 사무도 맡을 수 없게 된다.

◇경북 도내 주요 도시 왜 인구 감소하나
한국고용정보원의 2020년 5월 기준 지역별 인구소멸 위험지수를 인용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28개 시·군·구 중 절반에 가까운 105곳이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특히 105곳의 인구소멸 위험지역 중 92.4%인 97곳이 비수도권 지역인 것으로 나타나 지역 편차를 드러냈다.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출산율이 저조한 가운데 젊은 층이 대도시로 이동하면서 인구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북도의 경우 인구소멸 위험지수가 0.2 미만인 23곳의 고위험 지역 중 경북 군위군의 인구소멸 위험지수가 0.133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북 의성군(0.135), 경북 청송군(0.155)이었고, 영양·영덕·청도·봉화군이 뒤를 이었다. 23곳 중 경북도에만 30.4%인 7곳이 해당될 정도다.

그렇다면 경북도에 치중된 인구 절벽 현상은 단순히 출생률 저하에 따른 자연감소에만 기인한 것일까.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수도권 지역인 경기도 용인시의 경우 올해 인구 성장률이 전체 인구의 약 1.87%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연말에 가면 110만 명을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용인시민의 지역·연령·세대별 인구 변화 양상을 수치로 나타낸 '2020년 숫자로 보는 용인시의 인구변화' 보고서를 토대로 용인시가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11년 동안 전출보단 전입 인구가 많았다. 특히 2019년엔 15세 미만의 아이를 둔 25~39세 젊은 부부가 5만3559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로 전입했다.

이러한 현상에 근거한다면 국가 균형 발전 정책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실현 의지를 탓할 수밖에 없다.
2019년 말 수도권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초과밀‧초집중 폐해가 지속되고 있다. 또 실수요자 중심의 부동산 규제와 집값 안정화 정책을 아무리 쏟아내도, 수도권 집값은 철옹성처럼 흔들리지 않고 있다.
이런 판국에 국가 균형 발전과 수도권 과밀해소 취지로 공약한 2차 공공기관 이전 약속도 오간 데가 없다.

◇끝없이 이어지는 수도권 규제 완화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연설에서“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가 됐다”라며 “세계는 이제 값싼 인건비보다 혁신 역량과 안심 투자처를 선호하기 시작했고,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감한 전략의 핵심은 리쇼어링의 강력한 추진을 위해 실효성이 없는 지역별 인센티브제보다는 수도권 규제의 핵심인 ‘공장총량제’가 포함된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이었다. ‘과감한 전략 추진’ 발언 이후 관련 부처는 경제정책 방향에 수도권 규제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수도권 규제 완화 관련 개정안은 국회 교통위원회에서 심의 중인 상황이다. 수도권 규제의 핵심인 공장 총량제를 손질하겠다는 의미다.

이처럼 정부가 리쇼어링 기업 유치를 위해 수도권 공장 총량제를 완화하고, 지방에만 적용해 온 중소기업 특별지원 지역에 수도권을 포함하는 등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자, 비수도권 지역 지방의회와 상공회의소 회장들이 들고일어났다.

2019년 2월 11일 경상북도의회는 국토균형 발전과 SK 하이닉스 반도체 특화클러스터 구미 유치 촉구를 포함한 수도권 투자 집중과 수도권 공장 총량제 준수 및 규제 완화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어 지난해 7월 6일 부산․대구․광주․울산․창원 등 5개 상공회의소 회장은 수도권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통해 코로나 19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방경제의 어려움을 뒤로하고 수도권 규제 완화를 선택한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또 주력산업 부진과 인구 유출로 지방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국토의 11.8%에 불과한 좁은 면적에 인구의 절반 이상과 국가자원 대부분이 집중된 수도권의 사정이 비수도권보다 앞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반문했다.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 해소를 위해 기대를 걸고 있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오리무중이지만, 수도권 규제 완화는 제대로 된 공론화의 과정 없이 빗장이 풀리면서 지방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면서 이들 상공회의소는 코로나 19로 촉발된 현재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 균형 발전의 큰 틀 안에서 무너진 지방경제를 먼저 회복시키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경제의 정상화를 위한 해법으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통해 비수도권에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공급하고, 장기적으로는 유턴 기업들이 비수도권에 먼저 정착할 수 있도록 세금 및 금융비용 감면, 연구개발 투자비 지원 확대 등의 강력한 유인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국가 균형 발전 정책 추진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경제 발전의 선택지를 수도권 성장으로부터 찾으려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 약속한 선(先) 지방발전, 후(後) 수도권규제 완화의 정책 기조와는 거리가 먼 길을 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북 대표도시, 인구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한계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 현상이 노공화되면서 지자체들 앞다퉈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경남 창원시는 세 자녀 출산 시 1억 원을 지원하는 일명 '드림론'을 도입하기로 했다. 신혼부부에게 1억 원을 대출해 주고 첫 자녀 출산 시 이자 면제, 둘째 출산 때는 대출 원금 30% 면제, 셋째를 출산하면 1억 원 전액을 탕감해 주는 내용이다. 매달 인구가 500~600명씩 줄면서 특례 시로 인정받는 기준인 인구 100만 명 사수가 절박하기 때문이다.
충북 제천시는 최대 5천백오십만 원을 지원해주는 대출형 출산장려금 시행에 들어갔다.
경남 산청군은 또 첫째를 낳으면 290만 원, 둘째 410만 원, 셋째 1,250만 원으로 올리는 등 출산 축하금을 대폭 인상했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로부터 출산장려금을 받은 후 보육 시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도권 지역으로 전출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실례로 각종 지원금 정책으로 7년 연속 출생률 1위를 기록한 전남 해남군은 수혜를 받은 출산 가구들의 전출로 인구 감소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북을 대표했거나 대표하고 있는 김천, 상주, 포항, 구미는 출산 장려금 정책을 기본으로 한가운데 전입하는 대학교 기숙 학생에 대한 전입 지원금 지급 등의 인구 늘리기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근본 대책 없는 인구 증가 정책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수도권 집중화의 문을 개방하는 한 이들 지자체의 인구 늘리기 정책은 임시방편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답은 국가 균형 발전 정책의 실질적인 실현에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경홍 기자 / 입력 : 2021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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