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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민혈세 "6천700만 원 지원받은 구미버스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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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민혈세 "6천700만 원 지원받은 구미버스터미널", 폭염에 왜 '선풍기'뿐인가

이관순 기자 입력 2026/07/29 16:40 수정 2026.07.29 16:55
구미시, 올해 냉난방시설·지붕 개량비 지원
찜통 대합실 방치, 보조금 집행 내역과 공사 진행 상황 밝혀야
구미시 행정지도·구미시의회 예산 감시 책임도 점검 대상

구미종합버스터미널을 찾은 시민과 방문객들이 무더위 속에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구미시가 정작 도시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대중교통 관문 관리에는 낙제점을 드러냈다.

 

[경북정치신문=이관순 기자] 구미시가 올해 구미종합버스터미널의 냉난방시설과 지붕 개량을 위해 6천700만 원을 지원했지만, 폭염 속 대합실은 선풍기 3대에 의존하고 있다.

시민 세금이 들어간 사업인 만큼 구미시는 지원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공개하고, 구미시의회도 예산 심의 이후 현장과 집행 결과를 제대로 확인했는지 답해야 한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구미의 관문이 무더위조차 피하기 어려운 공간으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 27일 구미종합버스터미널을 찾은 시민과 외지 방문객들은 대합실의 숨 막히는 열기와 열악한 시설에 불편을 호소했다. 제대로 가동되는 냉방시설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낡은 선풍기 3대가 더위를 식히는 수단의 전부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는 구미시가 올해 터미널 환경개선 사업으로 6천700만 원을 지원했다는 점이다. 지원 대상에는 냉난방시설과 지붕 개량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예산이 투입됐는데도 이용객이 찜통 같은 대합실에서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면 그 이유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공사가 끝났다면 냉방시설을 가동하지 않은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업이 아직 진행 중이라면 지원금 교부 시점과 공사 일정, 현재까지 집행한 금액과 준공 예정일을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냉난방시설과 지붕 공사에 각각 얼마가 배정됐는지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설치한 장비의 종류와 위치, 정상 작동 여부, 시험 가동 결과도 확인해야 한다.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밝혀지기 전까지 보조금이 잘못 사용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시민이 의문을 제기할 만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구미시의 책임은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업계획 검토와 공사 진행 상황, 정산자료와 실제 시설 운영까지 확인해야 한다. 냉방기 설치가 완료됐더라도 전기료나 관리비 부담을 이유로 가동하지 않는다면 환경 개선 사업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폭염 속 냉방 문제는 단순한 편의가 아니다. 노인과 어린이, 임산부와 기저질환자의 건강과 직결된 안전 문제다.

 

구미종합버스터미널을 찾은 시민과 방문객들이 무더위 속에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구미시는 즉시 현장에 나가 실내 온도와 환기 상태, 전기·소방시설과 대합실 관리 실태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공사가 끝날 때까지 냉방기와 냉수, 노약자 휴식 공간 등 임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구미시의회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의회는 예산을 승인하는 기관인 동시에 시민 세금이 당초 목적대로 사용됐는지 감시해야 할 책임이 있다. 특히 9월부터 실시하는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이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한다. 그게 시민에 대한 도리다. 

구미시의회 K 의원이 의회 차원의 논의를 거쳐 지원금 집행과 시설 운영 실태를 파악하겠다고 밝힌 만큼 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

담당 부서와 터미널 운영 주체로부터 자료를 제출받고 현장점검을 실시해 그 결과를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구미종합버스터미널은 민간이 운영하더라도 공공성이 큰 교통시설이다. 시민과 방문객이 구미를 처음 만나고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도시의 얼굴이기도 하다.

구미를 전국에 알리는 도시의 얼굴이자 지역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홍보 창구다. 이곳에서 불쾌감과 불편을 경험한 방문객에게 반도체와 로봇, AI 중심도시라는 구미시의 홍보 문구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이용객 감소와 운영난은 충분히 고려해야 하지만, 이를 이유로 시민 안전과 기본적인 서비스를 외면할 수는 없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분명하다. 구미시는 6천700만 원의 세부 집행 내역과 공사 진행 상황, 냉방시설을 운영하지 못한 이유를 공개해야 한다. 시의회는 예산 승인 이후 감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해야 한다. 터미널 운영 주체도 시설 관리와 가동 계획을 밝혀야 한다.

시민 세금의 성과는 서류가 아니라 현장에서 확인돼야 한다. 선풍기 3대가 돌아가는 찜통 대합실을 그대로 둔 채 첨단산업도시를 말해서는 시민도 방문객도 납득하기 어렵다.

구미시는 미래산업에만 ‘첨단’이라는 이름을 붙여서는 안 된다. 시민과 방문객이 매일 이용하는 생활 기반시설에서도 그에 걸맞은 수준을 보여줘야 한다.

선풍기 3대가 힘겹게 돌아가는 찜통 대합실을 방치하면서 첨단도시의 미래를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구미시는 현장점검과 긴급 개선에 즉시 나서고, 구미종합버스터미널과 구미역을 도시재생의 핵심 축으로 묶는 중장기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도시의 품격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시민이 앉아 기다리는 대합실에서 드러난다. 구미의 관문부터 바꿔야 구미의 미래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이관순 기자 gbp1111@naver.com
사진=경북정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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