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미라면축제, 구미푸드페스티벌, 달달한 낭만야시장 등 특색 있는 지역 축제가 잇달아 대박을 터트리며 축제의 힘으로 도시이미지를 바꾸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경북정치신문=홍내석 기자] 한때 구미는 ‘공단의 도시’, ‘일만 하는 도시’, ‘밤이면 텅 비는 도시’로 불렸다. 산업단지가 주는 회색 이미지와 비문화적 도시성은 구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일종의 굳은 틀이었다.
그동안 “구미에 축제가 가능하냐”는 회의적인 질문이 반복되었던 이유도 그 탓이다. 그러나 민선 8기 김장호 시장 취임 이후 구미시는 ‘없는 것을 부러워하는 도시’에서 ‘있는 것을 활용하는 도시’로 관점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 결과, 불과 2~3년 만에 100만 방문객이 찾는 축제 도시로 체질을 바꾸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이벤트의 성공이 아니라, 도시 브랜딩 전략의 대전환이며 ‘축제가 도시를 바꾸는 방식’을 구미가 증명한 사례다.
구미는 새로운 것을 끌어오지 않았다. 대신, 이미 존재하던 산업, 먹거리, 도심 인프라, 젊은 도시성을 콘텐츠로 재해석했다, 그 대표적 사례가 구미라면축제다.
농심 구미공장에서 생산되는 ‘갓튀긴라면’, 국내 신라면 생산의 75%를 담당하는 제조 기반, 공장 견학 자원 등은 오직 구미에서만 가능한 축제 자산이다. 도시가 가진 ‘강점’을 정확히 읽고, 그 요소를 “경쟁 불가능한 차별화 콘텐츠”로 전환한 것이다.
푸드페스티벌, 낭만야시장 역시 단순 먹거리 축제가 아니라 “도심 활성화 전략과 연결된 도시형 축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새마을중앙시장, 인동시장, 시청 복개천 등 기존 상권 중심에서 축제를 개최한 결과 상인 매출은 월평균을 넘어 ‘13월의 보너스’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실질적인 경제 효과가 나타났다.
이 모든 흐름은 “산업도시이기 때문에 축제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뒤집고, 오히려 산업도시이기 때문에 가능한 축제가 있다는 사실을 구미가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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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이 만든 100만 축제의 기적, 언론 브리핑을하는 김장호 구미시장 |
2025년 집계된 구미 축제 방문객은 다음과 같다.
△라면축제 35만 명 △푸드페스티벌 20만 명 △낭만야시장 20만 3천 명 △벚꽃축제 15만 명 △힙합페스티벌 2만 명 △K-POP 콘서트 2만 명 △산단페스티벌 2만 1천 명 △문화로 페스티벌 3만 명 합산하면 100만 명을 넘어서는 규모다.
구미는 축제를 통해 “낭만과 문화가 흐르는 도시”, “재미와 활력이 있는 도시”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전까지 구미는 공장, 산업단지, 회색 이미지로 묘사되곤 했지만, 지금의 구미는 ‘축제가 되는 도시’,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 ‘머물고 싶은 도시’라는 새로운 3단계 성장 구조의 문턱에 서 있다.
구미 축제의 성공 요인에는 세 가지 전략적 혁신이 존재한다.
▲ ‘구미에서만 가능한 것’을 찾는 발상 전환
라면, 산업단지, 젊은 도시 이미지 등 차별성 있는 원천 콘텐츠를 그대로 활용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정체성 강화 전략이며, 지금의 관광 트렌드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 축제 장소를 도심 한복판으로 과감히 이전
낙동강체육공원 중심의 외곽형 축제에서 벗어나 구미역 중심의 도심형 축제로 전환했다. 그 결과 방문객 수는 1.5만 명에서 35만 명으로 23배 증가했으며, 구미역 이용객 증가율은 전주 대비 20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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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료 축제에서 ‘가치 기반 시장 논리’로 변화
상품의 품질과 가격을 정당하게 반영하는 유료 구조를 도입해,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지역 소상공인의 실질적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축제기획단 운영 등 전문성 강화 역시 지속적 혁신의 원동력이 됐다.
구미의 변화는 뚜렷하다. 도시 이미지 상승, 지역경제 활성화, 시민 자부심 회복, 외부 방문객 증가, 이 모든 것이 가시적 성과다. 그러나 이 성과는 ‘성공의 초입’일 뿐이며, 장기적 도시 브랜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 체류형 관광으로의 확장이 가장 큰 숙제
현재 구미의 방문 패턴은 “왔다가 간다”는 단기 소비 구조다.호텔, 숙박시설 부족, 금오산과 관광자원의 연결성 미흡은 여전히 도시의 한계다.‘축제 기반 도시’에서 ‘머무는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숙박, 레저 인프라 확충이 필수 조건이다.
■ 상설관, 거리, 체험형 콘텐츠의 필요성
라면테마상설관, 라면거리, 공장형 콘텐츠 등 365일 구미를 방문할 이유가 필요하다. 축제 기간 외에도 꾸준히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지속 관광이 가능하다.
■ 관광·교통 접근성 개선
대경선 증편, KTX 구미역 정차 등 접근성 문제는 핵심적 도시 과제다. 접근성이 개선되면 100만 방문객을 넘어, 신공항 시대에는 500만 관광도시도 가능하다.
축제가 도시를 바꾸는 일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구미의 과제는 ‘축제의 도시’를 넘어 ‘도시 자체가 관광 브랜드가 되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축제 상설화 전략, 라면 상설관, 산업·먹거리 테마거리, 도심형 공연장. ▲체류형 관광 기반 확충, 호텔 투자 유치, 금오산 케이블카 등 레저 인프라 가속화. ▲산업·관광 융복합 패키지 개발, 농심 공장 견학, 산업단지 관광, 청년 창업, 굿즈 제작 프로그램 연계. ▲도심 전역과 연계하는 축제 분산 전략, 박정희 생가, 선산권, 금오산 등과 동선 패키지 구성. ▲교통 접근성 혁신, 대경선 증편, 광역철도 논의, KTX 정차 등 국가사업 연계 추진해야 한다.
구미는 산업도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문화도시, 관광도시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기 시작했다. 축제가 도시를 바꾼 것이 아니라, 도시가 축제를 통해 스스로를 재정의한 것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분명하다. “100만 명이 몰리는 축제를 넘어서”, “100만 명이 머무는 도시를 만드는 것”. 축제는 이미 성공했다. 이제 구미의 다음 목표는, “축제가 끝나도 사람이 찾는 도시, 축제가 없어도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홍내석 기자 gbp1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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