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미시의회 박세채 의원 |
[경북정치신문=이관순 기자] 구미시 집횅부의 ‘의회 패싱’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 6월 도시계획과가 행정사무감사에서 소통 부족을 지적받은 뒤 개선을 약속한 지 채 반녀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낭만관광과가 같은 문제를 재연하면서 비판의 화살이 다시 집행부로 향하고 있다.
지난 28일 열린 2026년도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드러난 사실은 충격적이다. 금오산 음악분수 조성과 오토캠핑장 조성에 각각 14억 원, 26억 원이 배정됐지만, 금오산을 지역구로 둔 박세채 의원은 예산을 보고서야 사업 추진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수십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을 의원도 모르는 상황에서 의회와의 협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박 의원의 지적은 단순한 ‘섭섭함’이 아니다. 그것은 지역민의 의사를 의회가 대변하는 구조가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사업의 필요성이나 우선순위에 대한 설명 없이 예산만 던져놓는 방식은, 의회를 거수기로 취급하는 구 시대적 행정문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박 의원이 “의회 무시 풍조가 도를 넘었다”고 일갈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것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난 6월 도시 계획과는 도시공원일몰제 실효 사실을 지역구 의원이 주민에게 먼저 듣고 알게 되는 황당한 상황을 빚었다. 당시 과장은 “앞으로는 세부 사업 조서를 배포해 지역구 의원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6개월 만에 다시 발생한 소통 부재는 그 약속이 얼마나 가벼웠는지 보여준다.
소통이란 행정의 ‘선택 사항’이 아니다. 특히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사전 협의와 의견 교환은 필수적이며, 지역구 의원과의 교감 없이는 주민 공감대 확보도 불가능하다. 예산은 행정의 의지만큼이나 정치적, 지역적 타당성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지금 구미시 행정은 예산 편성을 먼저 해놓고 사후에 의회가 알든 말든 결정되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소통 부재가 더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구미시는 그 경고를 흘려듣고 있는 듯하다. 그 피해는 결국 행정 신뢰에 고스란히 남게 된다. 예산은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구미시는 그 과정을 생략해 놓고 결과만 받아들이라고 요구한다.
“예산안을 보고서야 사업을 알았다”는 말은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쉽게 나와서는 안 될 문장이다. 그 문장이 반복되는 지금, 구미시는 과연 의회를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소통 없는 행정은 실패한 행정이고, 의회를 우회하는 예산은 결국 시민의 신뢰를 잃게 된다.
이제는 약속이 아니라 변화가 필요하다, 구미시 집행부가 의회와의 관계를 진정성 있게 재정립하지 않는다면, 소통 부재 논란은 반복을 넘어 ‘관행’으로 굳어지고 말 것이다. 그 순간 책임은 한 부서가 아니라 구미시 전체가 떠안게 될 것이다.
이관순 기자 gbp1111@naver.com
사진=경북정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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