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외국인 유학생 추이 |
[경북정치신문=이세연 기자] 경북 지역 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이 20년 동안 8배 넘게 증가했지만, 졸업 뒤 지역기업에 취업해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제도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를 늘리는 데 머물렀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생활부터 취업과 가족생활까지 이어지는 장기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북연구원은 7일 이정민 부연구위원이 작성한 이슈 리포트 제76화 ‘유치에서 정주로, 경북 외국인 유학생 정책 전환의 과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외국인 유학생은 2005년 1,951명에서 2010년 5,176명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1만 6,109명을 기록했다. 20년 전보다 약 8.3배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전국 외국인 유학생 25만 3,434명 가운데 경북에 있는 대학 재학생은 6.36%를 차지했다. 수도권 밖에서 해외 학생을 많이 받아들이는 대표 지역으로 성장 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숫자가 늘어난 만큼 졸업생의 취업과 생활 기반까지 갖춰졌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현재는 재학 인원과 불법 체류율 등을 관리하는 지표는 있지만, 학업을 마친 뒤 도내 사업체에 들어가거나 장기간 거주하는 배율을 확인할 기준은 충분하지 않다.
학생을 모집하는 과정과 전공에 따라 앞으로 남을 가능성도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학생이 많은 ‘3+1 편입형’은 학위를 받은 뒤 본국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많고, 영어로 수업하는 과정은 한국어를 배울 필요성을 느끼기 어려워 생활권 편입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공학, 기술 분야 전공자는 상대적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만, 근무 현장에서 높은 수준의 한국어를 요구하지 않으면 대화 능력이 정체될 수 있다. 반면 서비스, 관광 분야는 채용 문턱이 높아 일찍 다른 곳으로 떠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졸업생이 경북에 뿌리내리는 것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구직 비자와 지역 취업 간 연결 부족 ▲도움받을 받을 인적 관계망 부재 ▲복잡한 제도를 전달하는 창구 미흡 ▲시험 성적과 실제 의사소통 능력의 차이 ▲배우자와 자녀를 포함한 가족 지원 부족 등 5가지를 꼽았다.
비자 전환 과정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K드림 외국인 지원센터 자료를 보면 지역 특화형 비자(F-2-R)를 받은 사람 가운데 직전에 구직 비자(D-10)를 보유했던 비중은 2023년 50.2%, 2024년 49.8%, 2025년 42.5%였다.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구직 단계를 거쳐 지역 특화형 체류자격을 얻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학교에 다니는 동안부터 현장실습과 채용 준비를 진행해야 구직 기간이 단순 체류 연장이나 시간제 근무로 끝나는 일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취업 성공 여부가 공식 제도보다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사람에게 좌우되는 문제도 확인됐다. 아르바이트하며 만난 사업주나 지도교수, 먼저 자리 잡은 이주민이 일자리와 생활정보를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는 학생은 기업 정보부터 스스로 찾아야 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비자와 지원사업이 자주 바뀌는 데 비해 이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창구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대학 담당자와 지원기관이 최신 절차를 제때 파악하지 못하면 당사자가 민간 대행업체나 브러커에게 의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비싼 수수료를 내거나 잘못된 안내로 피해를 볼 우려도 있다.
| 지역특화형 비자 |
한국어능력시험(TOPIK) 등급을 갖고 있어도 직장과 일상에서 원활하게 대화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교육 방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문제 풀이와 자격 취득 위주의 수업을 넘어 회사 업무와 병원 이용, 주거 계약 등 실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말하기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지원 대상 역시 학생 개인에서 가족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 결혼한 뒤에는 배우자의 경제활동과 주거, 출산, 자녀 양육이 계속 거주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하지만 현행 사업은 본인의 일자리와 체류자격 변경에 집중돼 있어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충분히 다루지 못하고 있다.
경북연구원은 첫 번째 해법으로 재학 단계부터 도내 업체의 현장실습과 인턴십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졸업 예정자를 인턴으로 채용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일부 대학의 모델을 도 단위 사업으로 넓혀야 한다는 구상이다.
두 번째로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지원기관이 흩어져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나로 묶을 것을 주문했다.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지 않고 한 곳에서 비자와 채용, 주거, 행정절차에 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창구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 방안은 먼저 자리 잡은 외국인을 멘토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선배 이주민이 후배에게 회사 정보와 일상생활, 체류자격 변경 절차를 알려주면 공공기관이 채우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지역 봉사활동과 문화 체험, 산업현장 탐방을 대학 수업과 연계하는 구상도 포함됐다, 캠퍼스 밖 주민, 사업주와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를 제공해 공동체 구성원으로 살아갈 기반을 만들자는 취지다.
이정민 부연구위원은 해외 학생을 관리 대상이 아닌 지역 인재로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대학과 기업, 행정기관, 출입구 제도가 따로 움직이는 구조를 개선해 입학부터 채용, 장기 거주까지 하나의 과정으로 이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단순히 외국인 유학생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지역에서 배운 인재가 졸업 후 적합한 직장을 찾고, 가족과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감소와 인력난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대책이라는 의미다.
홍내석 gbp1111@naver.com
사진=경북정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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