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경북정치신문

백수 일기 28/ 뜨거운 계절이 오면 첫째 걱정되는 것: ..
오피니언

백수 일기 28/ 뜨거운 계절이 오면 첫째 걱정되는 것: ‘강물’ (낙동강)

김영민 구미도시 재생센터장 press@mgbpolitics.com 입력 2021/04/14 14:00 수정 2021.11.27 17:47

↑↑ 김영민 구미도시재생지원 센터장
사진제공/필자
[칼럼= 김영민 구미도시 재생센터장] 언제부터인가 여름의 낙동강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는 ‘녹조라테’라는 말일 것입니다. 라테는 라테인데 카페에서 마실 수 있는 라테는 아니고요. 강에 녹조가 대량 번식해서 녹색으로 변한 모습이 마치 ‘녹차라테’ 같다고 해서 비슷하게 붙은 이름이지요. 이 모습은 특히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전국 각지에서 녹조라떼가 발견되면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사실상 4대강을 죽이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외국의 유명학자라는 사람, 국내 전문가라는 사람들 모두 동원해서 ‘(갈수기에) 넉넉한 공급을 주장하고 홍수 등을 예방한다고 해서 상상을 초월하는 돈을 땅에 쏟아부어 버린 4대강 사업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녹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는 너무나 잘 아는 2018년의 불볕더위로 수온이 올라가자, 급격히 늘어난 녹조가 낙동강을 뒤덮는 일이 올해라고 피해갈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분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방법은 없는 것인가요? 더구나 대구와의 수자원 개발 문제가 복잡하게 뒤엉키면서 4보를 허물어 물을 살려야만 해결 가능하다는 논의가 점점 더 설득력을 얻게 되고 조금이라도 먹는 물을 맑게 먹을 수 있도록 애쓰는 모습들이 포항에서, 부산에서도 나타나는 지금, 나아가 구미와 대구는 그 일로 인해 다툼이 연결되면서 조금이라도 맑은 물을 나누자는 주장을 한다고 해서 언론사 기자라는 사람이 뒷조사하고 전화로 협박(?)하며 구미사람이 대구를 위해 일한다는 식의 비난을 받는 것도 지금의 모습입니다. 웃기는 일은 정부가 우선 낙동강 물에 대한 수질 개선을 이야기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구미보는 절대 허물거나 물을 대량 방류하여 문제를 줄이자는 견해는 절대 불가하며 4대강 사업이 녹조와 관련이 없다거나, 4대강 사업 이후 오히려 수질이 좋아졌다, 4대강 보가 없으면 밭농사나 축산업이 불가능하다는 억지를 쓰는 모습도 있습니다.

정말인지 하나씩 살펴봅시다. 첫째, ‘4대강 사업은 녹조 발생과 관련이 없다’라고 주장합니다만 아닙니다. 녹조가 번식하기 위해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가 바로 ‘물의 흐름이 느리게 하거나 고여있는 상태로 가두어두는 것’입니다. 바로 4대강의 발상이나 내용이 그대로이지요. 바로 4대강 보를 만든 것이 녹조라떼를 만드는 가장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준 셈입니다. 국가에서 ‘낙동강 물에 대한 수질 개선의 안은 내놓지 않고 물을 가져가려 한다’라는 이 지역 반대추진위의 주장에 대답은 낙동강에 있는 보를, 특히 구미보를 없애거나 구미보로 들어오는 축산농가에 대한 정리되지 않는 오수방류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면 충분히 가능한 말입니다. 말로는 매우 쉽지만요.

둘째는 녹조는 간 질환과 간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입니다. 녹조의 독소 중에서 가장 널리 발견되는 마이크로시스틴은 동물의 간을 손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 역시 장기간 노출됐을 때는 간 질환, 심하게는 간암까지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녹조의 위험성을 연구하는 오하이오대 이지영 교수는, 4대강 사업 후 공사 지역의 간 질환이 증가했는데 녹조의 번성과 간 질환 증가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 놀라운 이야기로 녹조의 독은 공기로 전파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녹조가 있는 물에서 수상스키 등 레저 활동을 하면, 물보라가 치면서 에어로졸 상태로 변한 녹조 독을 흡입할 가능성이 커지거나 햇빛에 말라서 바스러진 녹조가 바람을 타고 떠다니다가 호흡기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녹조가 발생한 강에서 수상스키나 낚시 같은 수상 활동을 하면 정말 위험합니다. 더구나 물고기나 녹조가 있는 주위의 채소에 축적된 녹조 가루를 통한 전파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4대강 보를 설치했더니 수질이 좋아졌다’라는 말은 전혀 잘못된 말은 아닙니다. 반은 맞는 말입니다. 보에 물흐름이 막혀서 녹조가 많아지면, 녹조가 오염물질을 흡수해버려서 수치상으로는 수질이 좋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늘어난 녹조가 독소를 내뿜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질이 좋아졌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도, 특히 보 인근에 사는 사람 중 어떤 사람들은 4대강 사업이 미친 영향과 녹조의 위험성을 외면하곤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녹조의 독성은 수많은 국민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녹조가 눈에 안 보인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라는 말로 그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우리는 4대강 사업 이후에 녹조로 몸살을 앓던 금강은 2017년 보 개방 이후 원래의 맑은 모습을 되찾은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위험한 녹조를 없애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지금 사는 주민들과 후손에 대한 바른 물 행정에 대한 우리의 노력이나 답은 알고 있습니다만 어떤 이유로(그것이 정치적이던, 자신의 이익을 위한 개인 이기주의적 주장이던) 이 문제를 문제로 자꾸 키워가면서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습니다
해답은 자명합니다 ‘물은 흘러야 한다’ 것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당장 보를 허물지 못한다면 갇혀있는 물을 흘려보내고, 맑게 나누는 것이 차선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내용은 그린피스 [타파스]의 편지 내용을 많이 인용하고 연결하였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정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