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조성한 구미시 먹거리지원센터가 본래 목적인 ‘지역 농산물의 공공급식 확대’를 제대로 실현하고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
[경북정치신문=이관순 기자] 109억 원을 투입한 구미시 먹거리지원센터(APC)가 제 역할을 하려면 지역 친환경 농산물 생산 기반부터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쌀을 제외한 구미지역 친환경 농산물 자급률은 28%에 그쳤다. 포항시가 자체 파악한 65%와 비교하면 큰 차이다. 학교급식 대행사업에도 고아농협만 참여하고 있어 2027년 재단 중심의 통합 운영을 앞두고 농가 확보와 공급망 구축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구미시 먹거리지원센터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학교와 공공기관, 기업급식 등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조성됐다. 부지 매입비 31억2천만 원을 포함해 총 109억5천200만 원이 투입됐다. 고아읍 일원 9천968㎡ 부지에 연면적 1천820㎡ 규모로 건립됐다.
그러나 센터에 공급할 관내 친환경 농산물과 참여 농가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은 25개 품목이며, 참여 농가는 24곳이다.
또한 무항생제 축산물 자급률은 45%로 파악됐다. 지역에서 무항생제 한우는 생산되지만 돼지고기는 생산되지 않아 다른 지역에서 조달하고 있다.
포항시가 자체 집계한 친환경 농산물 자급률은 약 65%다. 구미보다 37%포인트 높은 수치다.
다만 경북 22개 시·군이 같은 기준으로 자급률을 관리하거나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포항 수치도 포항시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자체 집계인 만큼 구미와 품목 및 산정 방식이 같은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상주와 의성, 울릉 등은 학생 수가 비교적 적고 친환경 농업이 활발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생산량뿐 아니라 학생 수와 학교급식 수요에 따라 자급률이 달라질 수 있어 시·군별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구미시가 밝힌 2025년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 총공급액은 109억 원이다. 구미시와 교육청이 각각 54억5천만 원을 부담했다.
학교급식에 필요한 품목은 모두 85개지만 구미에서 생산되는 것은 25개에 불과하다. 공급액 기준으로 관내 농산물은 41%, 다른 지역에서 들여온 물량은 59%를 차지했다.
학교급식은 계절과 생산 여건에 관계없이 식재료를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구미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물량이 부족한 품목은 경북광역급식센터인 군위농협 등을 통해 조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관내 납품 농가가 적다 보니 특정 농가나 업체에 물량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소속 농협과 관계없이 친환경 인증을 받고 필요한 품목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여 기회가 제한된 것이 아니라 친환경 인증 농가와 생산 품목이 부족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입장이다.
구미시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 지원사업은 2014년 시작됐다. 당시 사업대행자를 공개 모집했지만 구미농협을 비롯한 지역 농협들이 참여하지 않아 담당 부서의 요청으로 고아농협이 맡았다.
이후 2년마다 대행사업자를 모집했지만 지금까지 고아농협만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낮은 수익성과 함께 친환경 인증 관리, 검수, 소분, 배송 등 까다로운 업무 조건이 다른 업체의 참여를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고아농협의 현재 대행기간은 2025년부터 2026년 말까지다. 고아농협이 받는 수입은 농산물 판매 이익이 아니라 검수와 소분, 배송, 품질관리, 정산 등에 따른 운영 수수료다.
수수료율은 쌀 6.5%, 잡곡·가공품 11.5%, 축산물 15%, 과일 20%, 채소 22%다. 별도의 운영비를 지원받지 않고 이 수수료로 인건비와 배송비, 시설 운영비 등을 부담하는 구조다.
구미시는 2027년부터 구미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학교급식 주문·발주·정산 업무를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 고아농협은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맡고, 재단은 초·중·고 무상급식 현물지원과 지역 가공품 지원사업을 직접 수행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친환경 인증 농가와 계약재배 품목을 얼마나 늘리느냐가 중요하다. 생산 기반을 확대하지 못하면 다른 지역에서 들여오는 농산물 비중을 낮추기 어렵고, 지역 농가소득을 높이겠다는 센터의 설립 목적도 달성하기 힘들다.
구미시는 학교급식에 필요한 품목과 예상 물량을 농협과 농업인에게 미리 알려 계약재배를 유도해야 한다. 친환경 인증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고 안정적인 판로를 보장하는 대책도 필요하다.
실제 납품 농가와 품목별 공급액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특정 농가나 업체에 물량이 몰린다는 의혹을 해소하고, 관내 공급률과 참여 농가를 언제까지 얼마나 늘릴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 건물 곳곳에서 빗물 누수와 냉기 유출, 결로 현상이 발생했다는 지적에 대해 구미시는 일부 시공상 하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
| 건물 곳곳에서 빗물 누수와 냉기 유출, 결로 현상이 발생했다는 지적에 대해 구미시는 일부 시공상 하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
시설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준공 이후 건물 일부에서 빗물 누수와 냉기 유출, 결로, 문과 패널 마감 불량 등이 확인됐다. 구미시는 하자 내용을 관리하면서 공공시설과와 시공업체가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온 창고의 결로를 줄이기 위해 전실에 냉동설비를 추가하고 출입문과 패널의 기밀성도 높일 계획이다. 시는 다른 지역 먹거리통합지원센터도 저온시설의 결로를 완전히 막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로와 달리 빗물 누수와 냉기 유출은 식재료 위생과 에너지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보수가 끝난 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설 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미시 먹거리지원센터가 제 기능을 하려면 시설 보수와 함께 친환경 농가 확대, 참여업체 다변화,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 2027년 재단 중심의 운영 전환에 앞서 구미시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다.
이관순 기자 gbp1111@naver.com
사진=경북정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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