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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성군 브리핑실, '메이저 언론'의 전용 사무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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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성군 브리핑실, '메이저 언론'의 전용 사무실인가

이관순 기자 입력 2026/10/27 11:42 수정 2026.10.27 11:43
언론사 간판이 공공시설 이용의 특권이 될 수 없다
의성군은 출입 통제 경위 밝히고 공정한 운영 기준 세워야

의성종합운동장 내 브리핑실 내부. 일부 언론의 지정석 사용과 다른 기자의 출입 제한 문제가 보도되면서 시설 관리 책임과 공정한 이용 기준 마련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의성종합운동장 내 브리핑실 내부. 일부 언론의 지정석 사용과 다른 기자의 출입 제한 문제가 보도되면서 시설 관리 책임과 공정한 이용 기준 마련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북정치신문=이관순 기자] 공공시설의 문을 여닫는 기준이 언론사의 이름이나 규모가 돼서는 안 된다. 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언론이라고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먼저 이용해 온 기자라고 다른 기자의 출입을 막을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다. 의성군 브리핑실 논란은 이 당연한 원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졌는지 묻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의성종합운동장 안의 브리핑실을 대구·경북 6개 언론사 주재기자들이 지정석 형태로 사용해 왔으며, 출입문 비밀번호 등을 통해 다른 기자들의 이용을 제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의성군은 일부 언론의 장기간 지정석 이용을 인정하고 개방형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안의 핵심은 책상이 몇 개이고 방이 얼마나 넓은지가 아니다. 공공의 공간에서 누가 다른 사람을 들어오지 못하게 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일부 기자가 자신의 판단으로 동료 언론인의 출입을 가로막았다면 명백히 잘못된 행태다. 행정을 감시해야 할 언론이 공공시설 안에서 문지기 노릇을 해서는 안 된다.

이른바 ‘지역 메이저 언론’이라는 간판도 특혜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신문사의 역사나 독자 수, 지역 영향력이 공공시설의 우선 사용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규모가 작은 언론의 질문이라고 가치가 작아지는 것도 아니다. 군민에게 필요한 사실을 확인하고 행정의 잘못을 묻는 일에 언론사의 서열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의성군 역시 이 원칙 앞에서 예외일 수 없다. 영향력 있는 언론이라는 이유로 특정 매체에 고정된 편의를 제공하거나, 기존 이용자들의 눈치를 보며 다른 언론인의 접근을 제한했다면 공정한 행정이라고 할 수 없다. 언론 대응의 편리함 때문에 차별적인 운영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오래된 관행이라는 설명도 잘못을 계속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시설 관리의 책임은 의성군에 있다. 기자들끼리 정한 규칙이 있다는 이유로 공공시설의 운영을 맡겨 두거나, 출입 갈등을 언론 내부의 문제로 돌려서는 안 된다. 누가 비밀번호를 관리했는지, 출입 제한은 어떤 근거로 이뤄졌는지, 담당 부서는 이를 알고도 받아들였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관리 주체가 책임을 피할수록 특혜 의혹은 커질 수밖에 없다.

언론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다른 사람의 공공시설 독점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자신이 누려 온 편의에는 관행을 내세운다면 설득력을 잃는다. 언론의 신뢰는 큰 간판에서 나오지 않는다. 자신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때 생긴다. 공동 취재 공간을 먼저 사용했다는 사실은 다른 기자의 이용을 결정할 자격증이 아니다.

군민에게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행정 정보를 확인하고 질문할 기회가 일부 언론에 치우치면 군민이 접하는 정보의 폭도 좁아질 수 있다. 브리핑실의 공정한 운영은 기자 개인의 편의를 넘어, 여러 언론이 행정을 살피고 군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의성군이 약속한 개방형 운영은 구체적인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 이용 기준과 관리 책임자를 공개하고, 출입 관리는 담당 부서가 맡아야 한다. 공간이 부족하다면 공동 좌석이나 이용 시간 조정 등 모두에게 적용되는 방법을 마련하면 된다. 특정 언론의 동의나 특정 단체 가입 여부가 출입의 문턱이 돼서는 안 된다.

공사로 방을 넓히는 것보다 잘못된 운영을 고치는 일이 먼저다. 시설 정비의 필요성과 비용도 설명하되, 그 결과가 기존 이용자의 편의를 더 키우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개방형이라는 이름을 붙이고도 같은 사람들이 출입을 좌우한다면 바뀐 것은 간판뿐이다.

의성군은 언론사의 영향력을 살피기 전에 공공시설 운영의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 해당 기자들도 공동시설을 독점할 권한이 자신들에게 없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공공시설의 문은 언론사의 크기에 따라 열려서는 안 된다. 의성군은 공정한 기준으로 운영하고, 언론은 그 기준을 함께 지켜야 한다.

이관순 기자 gbp1111@naver.com
사진=경북정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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