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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정치신문 |
-장세용 구미시장에게 바란다
데스크 칼럼>옥수수만을 가꿔 온 토양에 당근을 심으려면 토양을 구성하고 있는 흙의 양분을 면밀하게 조사해 없앨 것은 없애고,보탤 양분은 충분하게 보충해 주어야 한다. 옥수수를 길려내는데 익숙한 토양에 무턱대고 당근씨를 뿌린다면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를 통해 보수의 심장으로 상징되어 온 보수의 텃밭에 시민들은 진보의 씨앗을 뿌렸다. 또 그 씨앗을 가꿀 일꾼으로 장세용 구미시장을 선택했다.
하지만 장 시장 체제가 시작된 민선7기의 출발은 삐그덕거렸다. 곳곳에서 잡음이 일었다.
청렴한 인사시책에 중점을 두면서 인사철마다 시비거리로 작용해 온 금품수수설은 사라졌다. 하지만 그 자리에 ‘능력과 소신행정’에 중점을 두고 시민과 구미를 위한 일 우선의 인재 등용론’을 주창한 장시장의 철학이 과연 ‘ 약속 그대로 지켜지고 있느냐’는 또 다른 설들이 자리를 잡아나갔다.이를테면 나이 순에 따른 인사, 심지어는 선거과정에서 공을 세운 측근들의 입김이 작용한 인사, 시장의 의도와는 다른 인사라는 설이 꼬리를 물면서 조직사회가 흔들렸다. 당사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하겠지만 잡음이 흘러나오는 것 자체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 뿐이 아니다. 새마을과 폐지 여부가 이슈로 부상하면서 어렵고 힘든 길을 헤쳐나가야 할 구미는 진보와 보수의 논쟁으로 불길이 옮아 붙었다. 여기에다 박정희 대통령 역사 유물관 명칭, 새마을 테마파크의 성격에 대한 이슈가 더해지면서 구미는 이념의 주도하던 1980년대의 전국적인 시대상을 방불케 했다.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서민 행복과 구미경제 재도약이라는 선물을 기대했던 시민들로서는 실망할 수 밖에 없는 사건들이었다.
이런 와중에 의회 본회의는 문화재단 설립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비와 시장관사 임차료를 전액 삭감했다.
하지만 트램사업을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비는 2억원 중 5천만원을 삭감한 1억5천만원을 의결했는가 하면 1국 8과 신설과 1천667명에서 30명이 증원된 1천697명의 공무원을 정원으로 하는 내용의 ‘구미시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 이 표결로 가는 진통 끝에 17대 5로 의결됐다. 민선7기 시정 첫해를 꾸려나갈 장세용 시장의 체면을 살린 셈이다.
취임 4개월이라는 긴박한 시간을 보내면서 장시장으로서는 소위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잔혹한 경험을 했을런지 모른다. 이 과정에서 진보성향 학자의 철학이나 논리를 현실 행정에 접목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장시장은 지난 4개월간의 행정의 잘잘못을 반면교사 삼아 묵묵하게 앞을 향해가는 서민시장이 되어야 한다.혼자만 그 길을 갈수는 없는 법이다.
시장에게 주어진 고유권한인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하겠다는 깊은 고민과 함께 새해벽두를 맞이해야 한다. 특히 정치적 측근인 정책보좌관이나 비서실장, 행정분야의 간부들에 대한 인사권 행사는 시장의 추구하는 시책의 명운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특정 정권이나 국가의 흥망성쇄는 사람쓰기에 달려있다.오즉해야 인사가 만사라고 했던가.
아울러 소통하는 시장이 되어야 한다.현 시장의 고집이 너무 강하다는 일부의 지적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다르다고 해서 각을 세우려거나 상대를 적대시하려 든다면 공인으로서의 덕이 아니다. 리더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자기 자신이다. 고집이 아집이 되는 에고이즘적 사고의 틀에 갇히는 것이 독선의 출발전이 된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겸허하게 청취하고 함께 고민하고,설득하는 소통의 과정은 바로 민주적 리더의 기초라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색 토양 구미에 진보의 씨를 움트게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을 왜 했는지 후회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푸념이 새삼스럽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정의와 진실을 추구한다는 가치관과 오로지 시민 행복과 구미의 재도약에 올인한다는 집념을 앞세워나간다면 시민으로부터 추앙받는 민선시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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