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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노동,태생 갈등의 현장 구미,母情의 시장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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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노동,태생 갈등의 현장 구미,母情의 시장 되어야

서일주 기자 입력 2019/01/12 18:25 수정 2019.01.14 18:25

↑↑ 장세용 시장/ 구미시 제공
ⓒ 경북정치신문
<데스크 칼럼> 1990년대의 얘기다. 필자가 편집국장으로 있던 구미지역 모 언론에 이런 기사를 실은 적이 있다.
“일본 기업을 구미에 유치해 구미공단을 재도약시켜야 하는  마당에 한일우호 정원 관리가 형편없다. 시장은 일본 투자를 막을 셈인가”
구미시 형곡동에 소재한 지금의 중앙시립도서관에 일본 오쯔시와의 자매결연을 계기로 조성된 ‘한일 우호정원’의 관리 실태를 두고 한 지적이었다.역사적,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면 오히려 보도내용이 친일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역적 실용주의, 아생연후의 고민 끝에 써내린 곡필(?)이었다.

보도 파문이 확산되기 시작한 당일 오후, 구미청년 회의소 주년 행사가 열린 행사장에서 만난 당시의 김관용 시장이 필자에게 다가왔다.
“그 보도 때문에 3만표를 잃었어. 대단 하시네. 오늘 허리띠 풀고 한잔 하게나”

뒤를 이어 남유진 시장의 시대가 열렸다. ‘행정의 달인’이라고 불린 리더의 시대가 열리자, 시청 분위기는 냉랭했고, 긴장감이 넘쳤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A모과장이 며칠밤을 지새우면서 만들어 놓은 기획서를 들고 갔더니, 이것도 기획서냐면서 내팽개쳤다”라던가“, ”서울대 출신에다 행정고시 출신이어서 지방직 공무원을 늘 교육시키려 한다”느니 하는 얘기들이 설왕설래했다.

특히 한달에 한번 있는 석회의 60분은 훈육과 강연의 고행이라는 볼맨 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얘기를 전해들은 필자는 남시장에게 “훈시를 짧게 하시라, 공무원들의 자존심을 시장이 지켜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대변 건의’를 했다. 그 당시 남 시장은 “시장을 하지 말라는 말이냐”며, 언짢은 반응이었지만 이후 석회는 문화와 강연, 소통이 넘쳐나는 내용으로 조정됐다.

.리더의 포용력을 보여 준 잊지 못할 추억이다.   

더불어민주당 체제의 장시장 시대가 열린지 6개월을 넘겼다. 진보의 외길을 걸어온 여정의 가치관으로 진보의 텃밭, 구미에서 시장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시장 관사 임대료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 자체가 순박성의 일단을 보여 준 모습일 수도 있다.현실정치에 물든 정치인이라면 아예 엄두도 못낼 일이었다.

장시장은 또 간부 공무원들에게 ‘언론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지 말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당부도 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시시콜콜 시정에 트집을 잡고 사익을 챙기려는 일부 언론은 반드시 척결되어야 한다. 백여명이 넘는 출입기자들 때문에 홍역을 겪고 있다는 하소연은 웃어 넘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진보의 바탕은 인간존중이다. 그 가치관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소통을 생활화해야 하고, 거슬리는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쓴약이 몸에 좋다’는 고전을 되새길 일이다.

진보는 약자를 포용하는 ‘밑바닥으로부터의 세상’을 소중히 여긴다. 그렇다고해서 강자를 적대시해서만도 안된다. 진보와 보수, 기업가와 노동자,토박이와 비토박이가 갈등하는 구미의 시장은 ‘포용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무조건적 찬양을 옥석 가리듯 하는 리더의 가치관,까치든 참새든 사시사철 새들이 날아드는 따스한 둥지의 시장이어야만 역사의 페이지에 소중한 기록을 남길 것이다. 진보성향, 고독한 학자 출신의 장세용 시장에게 세상이 주목하는 이유다.
<발행인 김경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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