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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장선거 후보자 정책 토론회 배너 |
[경북정치신문=이관순 발행인] 오는 9월 19일 치러질 국기원장 선거는 "더 이상 축제가 아니다. 심판대다". 전 세계 태권도인의 본산이자 중앙도장인 국기원의 미래가 이번 한 표에 달려 있다.
누가 국기원 원장직에 오르느냐에 따라, 태권도는 지난 50년의 성과를 발판으로 향후 50년을 준비하는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선택은 되돌릴 수 없는 쇠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선거 구도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후보자 검증의 실종이다."태권도의 철학과 비전"을 갖추었는지, "도장과 지도자의 생존"을 위한 실질적 대책이 있는지, "청렴성과 공정성"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공개 검증 절차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변화의 움직임도 있다. 그동안 깜깜이 투표와 일부 인사 주도로만 진행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후보자 토론회가 도입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토론회가 형식에 그친다면, 결국 과거와 다름없이 자리 지키기와 개인적 영달을 노리는 인물들이 값싼 “개혁”과 “혁신” 구호만을 내세운 채 표를 구걸하는 구태가 되풀이될 것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국기원의 구조적 병폐다. 일부 후보와 그 배후 세력은 태권도의 미래보다 권력 유지에만 몰두해 왔다. 고위층의 압력과 청탁, 인맥을 동원한 표몰이, 국기원을 사유화하는 행태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최근 이사 선임 과정만 보더라도 국기원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사유화되었는지 단적으로 드러난다.
도장과 사범들이 생존을 걸고 싸우는 동안, 일부 세력은 자리를 나누고 인맥을 챙기며 국기원을 불신의 온상으로 전락시켰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도 이런 세력이 승리한다면 국기원은 회생 불가능한 길로 접어들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후보와 유권자 모두에게 냉철한 원칙을 요구한다.
△후보는 반드시 공개 토론에 나서야 한다. 태권도의 철학, 도장 운영 정책, 국제적 위상 강화 방안을 태권도인 앞에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국기원 운영의 투명성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원장은 무제한 권력이 아닌 철저한 견제 속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유권자들은 친분·청탁·압력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인맥 정치에 휘둘린 표심은 곧 태권도의 자멸로 이어진다. △특히 지금은 행정 경험과 조직 운영 능력, 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국기원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켜낼 후보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태권도의 위상은 공허한 구호로 세워지지 않는다."자리에 연연하는 후보", "현실을 외면하며 정책을 회피하는 후보", "도장과 사범의 생존을 뒷전으로 미루는 후보"는 반드시 걸러져야 한다.
이번 국기원장 선거가 원칙 없는 타협과 청탁 정치로 무너진다면, 국기원은 더 이상 태권도의 본산이라 불릴 자격조차 잃게 될 것이다. 국기원장 선거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태권도의 존망이 걸린 역사적 분수령이다.
유권자들이 냉철한 원칙으로 투표하고, 후보들이 실질적 검증대에 오를 때만이 국기원은 다시 신뢰와 존중의 상징으로 전 세계 태권도인 앞에 설 수 있다.
이세연 기자 gbp1111@naver.com
사진=국기원 선거 관리위원회 켑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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