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호 구미시장이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해 구미의 핵심 현안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
[경북정치신문=서울/ 손정우 기자] 구미시가 또 한 번 '대전환'을 이야기하고 있다. 반도체 특화단지, 방산 클러스터, 기회발전특구 등 굵직한 국가사업을 잇달아 유치하며 미래 50년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투자 유치와 국비 확보 소식도 연일 이어지며 지역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산업정책은 구미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산업도시 구미가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 이견은 없다.
하지만 화려한 성과를 알리는 소식만큼 시민들의 일상도 함께 나아지고 있는지는 한 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산업 발전과 시민이 체감하는 삶의 변화는 같은 속도로 가고 있는지 묻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구미시 행정에서 아쉬운 점은 미래 산업 육성에 행정력이 집중되는 사이 시민들이 매일 마주하는 생활 문제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개선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점이다.
2026년 구미시 예산은 재정공시 기준 2조 6,313억 원에 이른다. 예산 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환경의 변화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
대중교통 이용의 불편, 출퇴근 시간 반복되는 교통정체, 부족한 주차 공간 등 시민들이 오랫동안 제기해 온 생활 불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첨단산업 육성이 도시의 미래를 책임지는 일이라면, 시민들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생활행정은 오늘의 삶을 책임지는 일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과 현재를 개선하는 정책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행정의 두 축이다.
구미시는 국비 확보를 위해 시장이 직접 세종을 찾으며 중앙부처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해 국비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지방정부의 중요한 책무다.
특히 올해 정부 조직 개편으로 예산 편성 기능이 국무총리 소속 기획예산처로 이관되면서 국비 확보를 위해 세종을 찾는 일은 더욱 중요해졌다.
다만 국비 확보의 성패는 방문 횟수보다 누구를 만나 어떤 논리로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했는지에 달려 있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는 장관이나 차관보다 개별 사업을 검토하고 예산 규모를 조정하는 실무 부서의 역할이 적지 않다. 고위급 면담도 필요하지만, 실제 사업을 검토하는 실무진과의 지속적인 협의가 함께 이뤄질 때 국비 확보의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세종을 몇 번 찾았느냐가 아니라 구미의 사업이 예산안에 얼마나 충실히 반영됐느냐는 결과다.
행정의 성과는 결국 시민의 삶에서 증명된다. 기업을 유치하고 국비를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성과가 시민들의 생활 속 변화로 이어질 때 비로소 정책은 완성된다.
정주 여건이 개선되고, 골목상권에 활력이 돌아오며, 출퇴근길이 조금 더 편리해지고, 시민들이 "살기 좋아졌다"고 느낄 때 행정은 진정한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다.
구미의 미래를 준비하는 거대한 산업 전략과 시민의 오늘을 바꾸는 생활행정은 서로 경쟁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할 과제다. 이제 구미시 행정도 화려한 청사진을 넘어 시민들의 일상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균형 있는 행정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손정우 기자 gbp1111@naver.com
사진=경북정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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