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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정치신문

단독>원예생산단지 회생의 키 ‘멀리 있지 않다’..
기획·연재

단독>원예생산단지 회생의 키 ‘멀리 있지 않다’

김경홍 기자 입력 2019/09/01 10:26 수정 2019.09.19 10:26

↑↑ 구미시 시설 원예생산단지 활용방안 대책 수립을 위한 2차 자문회의가 8월 30일 열렸다.

유류비 획기적인 절감 방안 마련해야
작목 선정 고민, 수출다변화 해법 찾아야
30억원대 추정, 시설보수비 마련도 문제
경영주체 선정도 고민해야

구미시가 옥성면에 소재한 시설원예 생산단지(이하 원예단지) 활용방안 대책 수립을 위한 해법찾기에 나섰다. (경북정치신문 연속보도/ 저비용 고효율 경영방식 고민해야)
지난 2월 시설 및 원예전문가로 구성돼 활동에 들어간 자문회의는 지난 8월30일 원예단지의 가치를 되찾고, 최선의 활용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행정, 도•시의원, 원예•시설•통상•연구 전문가들과 농업인 단체장들이 모인 가운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시민 세금으로 연명해 온 소중한 시민의 자산

2014년 7월, 적자에 허덕이는 원예생산단지의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한 용역을 의뢰받은 (재)한국 경제기획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더 이상 적자를 누적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매도 조건부 임대방식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의 임대와 매각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면서 획기적인 경영방식으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5년이 흐른 2018년, 원예단지는 더 암울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2015년 1월 5년간 매년 5억3천8백만원의 임차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원예단지를 낙찰 받은 (주)주노가 2차년도인 2016년 박향과를 재배했으나, 전혀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했다며, 구미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이 2018년 12월 13일 이를 기각했다.

이에따라 (주)주노로부터 운영권을 넘겨받은 구미시 선산출장소는 운영방식과 용도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자문위원회 구성과 함께 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용역의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선산출장소장은 “기본골격에 큰 문제점은 없지만, 세부시설은 노후화가 진행돼 교체할 수 밖에 없다”면서 운영방식과 용도가 결정된다고 해도 막대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원예단지가 벼랑 끝으로 몰린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시민들은 적자의 늪으로 빠져들게 된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야만 새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 부푼 꿈을 안고 출발한 동양 최대 원예단지

원예단지는 옥성면 낙동강변에 11만평 규모로 46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1996년 구미시설 원예개발공사로 출발했다. 스프레이 국화를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대규모 첨단꽃농단을 조성해 직접 운영하고, 일부는 농가에 분양해 화훼수출과 고용창출을 통해 구미시 재정확충 및 참여 농민의 소득증대를 도모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적자가 누적된 2000년 6월에는 구미원예수출공사로 상호가 변경됐고, 2011년에는 구미시설공단 원예사업팀(원예수출공사 통합)으로 흡수됐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수준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2014년 한해만 해도 전출금이 86억원에 이를 만큼 원예단지는 매년 선산출장소 농정과 농업 예산으로 적자경영의 골을 메꿔왔다. 엔화 환율 하락 및 유가인상, 동남아 국가의 일본시장 장식등의 악재까지 겹친 탓이었다.

특히 전체 사업비 461억원 중 146억원의 채무를 안고 설립된 원예단지는 매년 9-12억원에 이르는 원리금 상환과 함께 2005년에는 검증되지 않는 필리핀산 퇴비를 들여오면서 발생한 선충 여파가 품질저하와 대일본 수출 타격으로 이어지면서 당시 농단은 한해 동안 30억5천만원의 손실을 봐야 했다.

특히 매년 7억-15억원이 소요되는 유류비 부담은 적자를 발생시킨 주요인이었다. 환경자원화 시설을 옥성면에 유치해 발생하는 열량을 활용할 경우 고가의 유류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었다는 후회는 뒷북에 불과했다.
게다가 2007년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대일본 수출 물량까지 줄어들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2년 들어서면서 일본에 국화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는 말레이시아(69.4%),중국(15.20%), 베트남(8.26%), 구미는 최하위 (14.13%)로 추락해야 했다.

애시당초 비싼 유류대를 부담해 온실에서 생산한 구미산 스프레이 국화의 수출 경쟁력을 기대했던 경영논리 자체가 그릇된 판단이었다. 노지에서 생산했으면서도 질과 가격면에서 유리한 조건의 동남아 국화와 싸우겠다는 발상자체가 현실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적자폭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2008년 당시 행안부는 2009년말까지 흑자경영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조건부 청산명령을 내리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행안부는 흑자경영에 실패한 공사를 2010년 12월말까지 시설공단과 통합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원예수출공사는 시설공단 산하 원예생산단지로 수용됐다.

이 당시 시는 유류비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해 2013년 의회 정례회 당시 국비 65억4천만원, 도비 6억5천4백만원, 시비 37억6백만원 등 109억원을 추가투자해 지역난반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의회는 매년 많은 전출금으로 운영되면서도 적자손실을 극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예산 지원은 없다고 판단된다면서 거절했다.

◇원예생산단지 기사회생하려면

관계자들은 원예단지를 운영하려면 세부시실 교체에 수십억원대의 예산이 추가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저비용 고효율의 유류절감 방안 마련도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이 또한 예산이 수반되는 현안 사업이다.

아울러 작목선정과 수출다변화,운영주체를 누구로 해야 경영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느냐는 것도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2차 자문회의가 열린 8월 30일 장세용 시장은 “원예단지가 구미시를 빛낼 수 있는 가치 있는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녹록치가 않다. 복지비 예산 급증과 세입예산 감소로 가용예산이 급감하는 구미시 재정상황 속에서 집행부가 원예단지의 흑자경영 방안을 마련해 의회를 설득할 수 있는 묘안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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