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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치(unity), 자유(liberty), 사랑(charity)

경북정치신문 기자 press@mgbpolitics.com 입력 2020/01/02 15:14 수정 2020.01.30 19:00


↑↑ 지경진 소장. 사진 =한국 U&L연구소 제공

 [칼럼 = 지경진 한국 U&L연구소 소장] 
인류 역사상 가장 처참한 전쟁은 삶과 죽음, 죄와 영혼 구원에 관한 생각의 차이로 발생한 종교전쟁이었다. 죽음 그 너머에 또 다른 생명이 있다고 믿음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교적 순수성이 세속적 정치 권력에 지배당할 때 화합과 타협이 이루지 못하고 대립과 분열의 극으로 치닫게 된다. 정치적 세력이 종교적 세력을 지배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Unity, in essentials, Liberty, in non-essentials, Charity, in all things’라는 모토 motto를 한국의 모든 지도자는 되새겨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본질에서의 일치를, 비본질에서 자유를, 모든 것에 사랑을 가지라는 충언이다. 도무지 화합하지 않고 끝이 보이지 않은 분열 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지금의 한국 정치권이 반드시 새겨봐야 할 교훈이다. 한국의 현실 정치인들은 조선 후기 붕당(朋黨) 정치의 폐해를 기억하고 그것을 자신들의 작금의 행태에 대입해보라. 부끄럽지만 너무나 흡사하다.

분열과 대립을 화합과 타협으로 나가려면 첫째, 국민들은 국가 운영의 본질적인 부분에 합의할 수 있는 점을 먼저 찾아야 한다. 만일 본질에서의 일치점을 찾지 못한다면 그 국가는 공존 번영을 이루어 갈 수 없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에 해당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본질에 해당한다. 기업의 자유로운 시장 경제 활동을 보장하여 경제의 활력을 찾도록 하는 일은 본질에 해당한다. 고위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는 권력으로부터 중립적인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검찰개혁의 본질이다. 본질에 동의하지 못하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주권자의 이름으로 제거되어야 한다. 남과 북이 군사적 경제적 충돌이 일어나면 먼저 북한의 편에 서겠다고 하는 자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기생하는 암세포와 같다. 자유민주주의자인 동시에 사회주의자라고 말하는 것은 공산주의자가 자신을 민주주의라고 우기는 궤변에 불과하다. 본질에서의 일치점을 찾아야 하고, 본질에 일치하지 않는 자와는 함께 살아갈 수 없다.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정치 체제, 자유 시장 경제,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를 바탕으로 한 평화 통일 정책 지향 등은 대한민국의 본질에 해당한다. 본질이 흔들리면 안 된다.

둘째, 먼저 본질에 합의한 후 비본질적이고 세부적인 사항에 대하여 토론하며 양보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판검사, 국회의원 등 모든 한국의 고위 공직자들의 범죄는 권력 실세 주변에서 일어났다. 그러므로 야당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 개정한 공수처법(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설치법)이 진실로 부정부패를 막고 국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조건은 하나뿐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자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절대선(絶代善) 이어서 전혀 범죄 혐의가 없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오로지 공공복리를 위하여 희생 봉사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들은 당리당략을 우선하고, 국가이익을 버리고 오로지 상대방을 비난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어 있지 않은가. 인간은 존재 자체로 영원히 벗어날 수없는 편견의 노예다. 인간이 만든 그 어떤 제도도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 특히 진영 논리에 빠져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경청하지 않은 습관을 지닌 사람들이 이러한 권력을 행사한다면 그 사회는 희망을 잃게 될 것이다. 본질에 합의한 후 비본질에 양보하라.

셋째, 가족과 국가와 민족은 운명공동체이다. 그러므로 모든 구성원은 본질적으로 가정의 화목, 국가의 번영, 민족의 행복을 추구하여야 한다. 지도자는 자신에게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느 정도 자리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자신이 소속한 운명공동체가 무너지길 바라는 막가파는 삶의 의욕을 상실하고 자살하려는 사람과 같다. 어떤 집단에서 그 조직 공동체의 붕괴를 원하는 자가 있다면 속히 찾아 제거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한국이 번영과 희망의 방향으로 가기를 원치 않는 정치지도자가 있다면 주권자의 이름으로 추방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나라가 큰 희망의 길로 나가길 원한다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각자의 기회와 권한의 범위 내에서 본질적인 합의점을 찾아 강조하는 일과 방법론에서 차이를 허용하고 상대방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며, 그것이 공동운명체의 사랑(charity) 기능을 회복하는 일이다.
외국인들의 시각에서 한국인들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해 보인다. 그런데도 작은 차이, 소이(小異)에 사생결단 대결하며 대동(大同)을 버리는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대동(大同)론에 빠져 합일(unity)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전체주의에 빠지게 되고, 소이(小異)론에 몰입되어 자유(liberty)만을 주장하면 지나친 개인주의 즉 이기주의에 빠지게 된다. 전체 화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이(小異)를 대이(大異)로 우겨서 파당(派黨)을 즐기는 자들, 대동(大同)을 외면하고 소이(小異)만을 호도하는 이기적 정치집단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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