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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는 나무가 어디 있으랴
봄날의 어귀에서 나무들은 나무들끼리
싹을 풀어올리지만,
아픔 없는 푸르름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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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없는 나무가 어디 있으랴
가을날의 어귀에서 잎들은 잎들끼리
화사하게 어울리지만
이별 없는 아름다움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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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는 나무가 어디 있으랴
한겨울밤 가지는 가지들끼리
부둥키며 품어안지만
고독하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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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에게 흘러들어
그대의 아픔을 다독이고
그대가 내게로 흘러들어
나의 슬픔을 닦아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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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새벽이 오면 그대는 그대의 길을 가고
밤이 내리면 나는 걸어 들어가
문을 꼬옥 걸어 잠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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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가 되고
그대가 내가 되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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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하지 않는 만남은 또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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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김경홍/ 1994년 신춘문예•월간 문예지 통해 시•소설 등단/ 시집, 그리운 것은 길 위에서 더욱 그립다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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