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5일 문화체육관광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장 분위기는 냉랭했다. 특히 문화예술과에 대한 행감에서는 갈뢰루 현판에 새겨진 글귀를 놓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 드림월드 캡쳐
결론적으로 독선적, 선민적, 비민주적으로 오해될 소지가 다분한 갈뫼루의 현판 글귀의 선택은 잘못됐다. 그 속에 또 어떤 다른 의미를 함축하고 있을런지 모르지만, 심신을 다소나마 달래려고 갈매루 (정자)를 찾은 시민들을 오히려 불편하게 한다면 없는 것 보다 못하다. 시민들은 순간순간 생존과 생계와 사투를 벌이는 극한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모든 시민이 시인이 아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갈뫼루에 새겨놓은 현판글의 내용을 중국 유교 4서의 하나인 중용으로부터 그 출처를 찾고, 의역한 내용을 SNS에 공개했다.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물론 학자의 위치라면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공무원으로서는 잘못된 처신이었다.
시민을 위해 공직을 수행하는 공무원은 시민화합을 우선해야 한다. 때문에 공무원을 법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준수해야 할 존재로 규정한 것이 아니겠는가.따라서 문화체육관광국장이 인문학적 입장에서 접근했다고 하지만,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경솔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그러나 이에 대응하는 일부의원들의 처신도 비판받을 수 밖에 없다. 당일 홍난이 의원은 이와관련해 이런 발언을 했다.
“폐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시민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데 국장이 그걸 그렇게 의역해서 올렸다.저에게는 이렇게 울렸다. 느네들이 이런 뜻을 알기나 하나. 이 뜻도 모르면서 무지한 시민들아.이런 걸 걸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냐. 국장은 실언을 많이 한다.청년 정책위원회가 출범하던 날 한 발언은 너무 부끄러웠다. 이게 우리 구미의 현실이구나, 그런 사고를 가진 분이 국장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등의 발언을 했다.
특히 “이 무지한 시민들아. 실언을 많이 한다. 그런 사고를 가진 분이 국장을 한다”라고 생각했다는 표현은 홍의원 개인의 생각과 추론일 뿐이다. 공인은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이성적인 발언을 해야 한다.그래야 심금을 울리고 공감을 얻는다. 의원은 시민의 대표기구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논란을 야기시킨 일이나 공인의 입장에서 추상적인 사견을 공개석상에서 가감없이 발언하는 일은 시민들의 입장에서도 불쾌하다. 오히려 그것이 시민화합보다 갈등을 촉매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안타깝기도 하다.
실천이성, 순수이성, 예술론 비판의 가치관을 정립시킨 칸트 철학의 주된 논지는 ‘인간은 존중의 대상’이라는데 있다. 그게 절대적인 가치는 아니다. 하지만 칸트가 진보와 보수, 좌,우익을 떠나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은 철학 속에 한결같이 흐르고 있는 ‘인간존중의 가치관’이 이념과 시대를 떠나 심금을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범죄행위가 아니라면 일에 대해서는 비판하되, 신상에 대한 공격은 금기시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당사자들은 다시한번 성찰해야 한다. 시의원이나 공무원은 공직자이다. 그들이 존경해야 할 대상은 시민이다. 그렇다면 시민들은 이날 논란에 대해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깊은 고민이 있기를 바란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