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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열음의 중심에 민주평화당이 놓여 있다. 바른미래당 역시 매한가지다. 그 내면에는 ‘이런 식으로 가면 총선 필패’라는 위기감이 강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헌법기관이 국회의원직을 내놓는 순간 야인으로 돌아서야 하는 상황은 이들에겐 비극적이다. 때문에 자신을 정치적으로 유리한 상황 속에 들여놓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만 한다.
민주평화당은 기초부터가 불안했다. 국민의당에서 분당한 후 1년 5개월만에 창당한 민주평화당은 바른미래당과는 달리 외형적으론 전선이 포착되지 않았으나 쏙은 문드러질대로 문드러진 상태였다.
결국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10명이 17일 창당준비 기구인 '대안정치' 결성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평화당 활동 의원 16명 중 10명이 참여할 만큼 폭발음은 거세다. 이 중 9명이 지역구 의원이고 1명이 비례대표다. 이들이 실제로 제3지대인 대안정당을 창당할 경우 민주평화당에는 정동영 대표등 6명만이 남게된다.
이와맞물려 바른미래당에서 터져나오는 분열음도 심상치 않다. 정가는 정계개편 신호탄이리는데 이견이 없을 만큼 상황을 무겁게 주시하고 있다. 혁신위원장 사퇴 이후 손학규 대표를 주축으로 하는 당권파와 유승민·안철수계의 연합인 '반당권파'는 연일 대립각을 세우면서 '한지붕 두가족'이 될 위기다.
봉합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 때문에 평화당 일부 의원들이 제3지대에서의 창당선언과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맞물리면서 정계개편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 상황에서 유승민·안철수계 연합이 한국당과 정책연대를 강화하는 상황은 주지해야 할 포인트이다. 상대적으로 당내 세력이 약하고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손 학규 대표계는 평화당이 판을 깔고 있는 '제3지대'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평화민주당 내 비 당권파가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계와 이합집산할 경우 총선발 정계 개편은 사실상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정치적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6월21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나 원내대표는 보수통합에 대한 질문에 “ 우파 가치에 동의하면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러자, 손학규 대표는 "한국당은 이미 촛불혁명 때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어떻게 감히 바른미래당과 통합을 이야기하느냐"고 반문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손 대표의 정치적 태생지가 우파가치에 동의할 수 없는 진보정치 탯줄을 뒀다는 점에서 나 원내대표의 우파 통합에 대한 반발은 예상했던 그림이었다.
따라서 나 원내대표의 통합 발언을 두고 강하게 반발한 손학규 대표가 제3지대로 방향을 틀고 잔류한 바른미래당 내 탈당파 의원들이 자유한국당과 통합 논의에 들어갈 경우 총선정국은 예측불허의 상황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전략전술은 총선 승리여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밖에 없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바른미래당 내 탈당파의 복당을 가시화시키고 투명한 공천룰을 액면그대로 적용하는 소위 공천 혁명에 나선다면 자유한국당의 운신의 폭은 넓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맘을 놓을 수도 없다. 상대편에 이탈한 친박계를 끌어들여 입지를 확장하려는 우리공화당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계파 정치를 구사하면서 우리공화당을 무력화시키고 이를 통해 보수 대통합을 완성하려는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반면 호남에 기반을 둔 제3지대론이 정당 창당에 성공할 경우 탄탄한 호남기반을 다져온 더불어민주당의 어깨도 무거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