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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칼럼 >박정희정신과 중화학공업화(17)

경북정치신문 기자 press@mgbpolitics.com 입력 2019/09/30 16:17 수정 2019.09.30 04:17
자하문연구소장 우 종 철

우리 현대사(現代史)에서 부당하게 왜곡당하고 폄훼당하는 시대가 ‘한강의 기적’을 일군 1960년대와 1970년대다. 좌파들은 박정희 대통령이 일군 성공의 역사를 수출 일변도의 경제개발, 정경유착 시대로 깎아 내린다. 이승만 정부가 국가의 독립과 국격(國格)의 고수를 위한 ‘정치 제일주의’에 충실했다면, 박정희 정부는 빈곤 퇴치와 경제 자립을 위한 ‘경제 제일주의’에 매진했다.

행인지 불행인지 한국의 산업구조는 아직도 1960~70년대 ‘박정희 모델’에 근간을 두고 있다. 그 중 박정희 대통령이 1973년 발표한 ‘중화학공업화 선언’은 대한민국의 선진국 기초를 다진 역사적 쾌거였다. 이것이 오늘의 한국산업 성장구조와 기본 틀을 마련했으며, 새로운 경제발전 이론의 기초가 되었다.
박정희는 철강, 비철금속, 조선, 기계(자동차 포함), 전자, 석유화학이라는 6개 업종의 산업을 일으켰다. 나아가 그는 이 새로운 중화학공업에 종사할 노동자들을 ‘산업전사’라 부르며 적극적으로 육성했다. 이들은 나중에 거의 중산층으로 성장했다. 중화학공업화 추진 효과는 선진 공업국가로의 도약, 1980년대 경제위상 조기 달성, 선진국 공업형태로 전환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박정희는 중화학공업화 선언을 통해 1980년 수출 100억 달러, 국민 1인당 GNP 1,000달러를 목표했지만, 이를 3년이나 앞당겨 달성했다. 결국 박정희의
수출 제1주의와 중화학공업화를 강력 비판해온 학계와 야당 반대론자들도 이에 대해 어떤 반박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박정희는 중화학공업화와 같은 비전과 정책추진 의지가 아니고서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로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중화학공업화 정책은 민관이 합심하여 성공해 냈으며, ‘중화학공업에 박정희의 혼이 살아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그 결과 1960년대 차관경제시대를 1980년대 후반에 원조공여시대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조갑제 선생은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남북회담을 준비하는 동시에 100억 달러 수출 계획, 중화학공업 건설 계획을 준비했다”며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박 대통령이 그해 10월 17일 유신 조치를 통해 헌법기능을 정지시키고 국회를 해산한 뒤 유신체제를 발족시킨 배경을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의 집중은 수단이고, (유신체제의) 목표는 중화학공업 건설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좌승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도 “창원의 중화학공업 육성과 유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박정희 대통령 없이 중화학공업 육성은 없었고, 유신체제가 없었다면 성공한 기업과 성공한 근로자는 없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1978년 말 청와대에서 오찬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모 일간지 기자가 박 대통령에게 예정에 없던 질문을 불쑥 던졌다.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중화학공업화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유를 물었다. 잠시 침묵을 깨고 박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지금 북경과 상해간 도로는 한 시간에 자동차가 한 대 쯤 지나갈 정도로 한산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11차 삼중전회(三中全会)에서 개혁개방 정책을 표방했다. 앞으로 중국이 국제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한국의 설 땅이 없어진다. 산업구조를 지금보다 최소 20년은 앞으로 가져가야 우리 국민들이 30년 정도 중국보다 잘 살 수 있다.”

박정희 모델의 기본요소인 ‘미래지향적 통찰력과 선견지명’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박정희의 예언은 그대로 적중했다. 중화학공업화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결과 우리는 중국보다 30년 정도 앞서갈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매섭게 우리를 추격해 산업경쟁력 면에서 한국을 바짝 따라 붙었으며, 일부 부문에서는 추월했다. 어찌됐든 시대를 앞지른 산업구조 덕분에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반열에 오를 수 있었으며, 지난해에는 선진국 문턱으로 불리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도 세계 7번째로 돌파했다. 박정희 모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년 전쯤 구조개혁에 나섰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친 셈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낡은 경제 틀을 헐고 새 틀을 짜야한다. 지난 날 박정희 정부가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유신(維新·낡은 제도를 고쳐 새롭게 함)’을 다시 꺼내들어야 한다.산업구조 재편과 새판 짜기는 단임제 정부에겐 마뜩찮은 사안이다. 그러나 문 재인 정권이 더 이상 실기했다간 역사의 죄인으로 남게 될 것이다. 집권 5년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금방 지나간다. 잘못된 사회주의 경제실험과 국민 편 가르기에만 힘을 쏟다보면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된다.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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