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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지도자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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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지도자 유형

경북정치신문 기자 press@mgbpolitics.com 입력 2019/10/19 15:03 수정 2020.01.30 18:41
지경진(한국U&L연구소)


 모든 사회 조직의 지도자에는 ‘똑부형’, ‘똑게형’, ‘어부형’, ‘멍게형’이라는 네 가지 개념 유형이 있다. ‘똑부형’은 똑똑하면서도 부지런한 사람, ‘똑게형’이란 똑똑하지만 게으른 사람, ‘어부형’은 어리석지만 부지런한 사람, ‘멍게형’은 멍청하면서 게으른 사람을 말한다. 똑똑하다는 것은 가치관이 건강하고, 올바른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조직 운영의 기본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뜻이다. 부지런하다는 것은 그 목표를 향하여 열정적으로 일한다는 뜻이다.

우리 한국인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 회사, 학교, 종교단체, 기타 모든 사회조직, 심지어 국가에 이르기까지 어떤 유형의 지도자를 선호하고 있는가. 자신이 속한 사회가 진정으로 발전하기 원한다면 당연히 선호 지도자 순위는 똑부형 > 똑게형 > 멍게형 > 어부형일 거라 믿어왔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한국 중등교장 자격연수과정에서 발표된 어느 조사 결과는 참으로 의외였다. 교직원들이 좋아하는 학교장 선호 순위를 보니, 똑게형 > 멍게형 > 똑부형 > 어부형의 순이었다. 여기서 우리 한국인들은 어떤 지도자를 존경하고 있으며, 우리 안에 어떤 나약한 이기심이 있는지를 살펴 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첫째, 교직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학교장 유형, 부동의 1위는 단연코 ‘어부형’이었다. 건강하지 못한 가치관과 철학을 가지고 있어서 그 조직 운영의 기본 방향 자체가 바르지 못한 학교장과 함께 근무해야하는 교직원들의 속 터지는 심정이 그대로 표현된 것이다. 속도보다 더 소중한 것이 방향이다. 잘못 설정된 방향으로 더 열심히 달릴수록 바람직한 목표와는 점점 더 멀어진다. 소경이 정상인을 열심히 인도하는 것과 같다. 기본 조직 운영의 방향이 잘못인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불행하다. 이것은 모든 다른 사회조직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으며,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한국인들의 일반 경향이며,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둘째, 공직 사회에서 ‘똑부형’ 지도자보다 ‘똑게형’ 지도자를 더 선호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건강한 가치관, 바른 방향으로 열정으로 일하는 지도자보다 건강하고 바른 방향을 잡았지만 목표를 향한 열정이 부족한 게으른 지도자를 선호한다는 뜻이다. 바람직한 목표 설정과 뜨거운 열정을 가진 지도자에게 자신의 무능함이나 부성실함이 드러나기 때문에 싫어한다는 무사안일적 사고가 엿보인다. 건강한 직업윤리의식이 아니다. 성실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니다.

셋째, ‘똑부형’보다 ‘멍게형’을 더 선호하는 조직이 있다면 그것은 심각한 사회 병리 현상이다. 건강한 가치관으로 열정으로 일하는 지도자보다 비뚤어진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만 열정이 없으므로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지도자를 더 좋아한다는 뜻이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지도자보다 멍청하고 게으른 지도자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면 그 사회는 이미 병든 조직이다. 조직 발전 공헌도가 낮은 비겁한 이기심이 엿보인다. 큰 발전이나 긍정적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그것이 우리 공직 사회의 일반적 경향이라면 국가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므로 수술이 필요하다.

모든 혁신이 필요한 조직의 leader는 반드시‘똑부형’이 되어야 하고, 적어도 ‘똑게형’이 되어야 하며, 최소한‘어부형’이 되어서는 안된다. follower의 위치에 있는 모든 구성원들은 그릇된 가치관을 가지고 조직 목표 또는 기본 방향 설정 자체를 잘 못한 자인가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이를 분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지 못한다면 곧 다가 올 불행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모든 조직은 구성원들이 처음부터 성실하고 유능하기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므로 리더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잠재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 훈련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그것은 그의 책임 역량이다.
현상 유지 그 이상의 혁신적 목표를 가진 사회라면 지도자는 기본 방향 설정에 관한 중요한 일에 대하여 반드시 자신이 직접 그 일을 맡아야 한다. 부하 직원에 의존하거나 시키는 일만 하면 방향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점차 참여하지 않으면 권한도 그만큼 사라지게 된다는 것은 기본 조직 원리다. 그러므로 자신의 이기심과 안일함을 추구하는 직원들의 인기에 연연하는 자는 지도자로서의 자격 상실 사유에 해당한다. 인기를 잃지 않으려고 현실 안주에 만족하는 직원들의 요구에 따른다면 결코 혁신적 목표를 이루어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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