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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홍준표, 장제원 의원 협공에 유유자적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불협화 불씨 제공은 그 한마디’

김경홍 기자 입력 2020/06/06 21:59 수정 2020.06.06 22:05

김종인 미래통합당 김종인 위원장 ⇢‘차기 대선 후보는 70년대생 경제 전문가가 적격’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시비 너무 걸지 마라’⇢‘4년 전에는 내가 앉아있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우군에서 적군으로 돌아선 홍준표 의원 
장제원 의원 맹공 기세 주춤했으나 불씨 제공
취임 인사차 예방한 자리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상처 후벼파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 더불어민주당 캡처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혀 밑에 도끼가 있어 사람이 자신을 헤치는 데 사용한다"는 속담이 있다. 말이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홍준표•장제원의원의 페이스북 직공(직접 공격)’이 갈수록 강도를 더하고 있다. 반면 김 위원장은 그야말로 ‘유유자적’이다. 하지만 방송이나 의원 총회 등 공식회의의 기회를 빌려 내던지는 간접화법 형 대응은 상대에게 흘러 들어가 ‘억장을 무너지게 하는’ 폭발성 강한 무기가 된다.

사실, 김종인 위원장이 김태흠, 조경태 의원 등 중진들을 원군으로 한 장제원 의원의 연발성 공격과 홍준표 의원을 우군에서 적군으로 돌아서게 한 것은 김 위원장 특유의 고압적인 화법과 독특한 정치 철학에 기인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 민주화 공약을 계기로 사이가 벌어진 박근혜 전 대통령과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비례대표 후보 2번에 배치돼 ‘셀프 공천’ 논란이 일면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도 김 위원장이 지향하는 독특한 정치철학에 기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 2018년 5월 27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당 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김무성 북핵폐기추진특위 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서울 여의도 당사 회의실에서 전날 판문점 통일각에서 개최된 두번째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 제공= 미래통합당 캡처

◇ ‘차기 대선 후보는 70년대생 경제 전문가가 적격’ , 우군 홍준표 의원을 적군으로 돌아서게 한 ‘그 한마디’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놓고 미래통합당이 갈팡질팡할 당시에도 ‘긍정 화법’쓰기를 꺼리는 홍준표 대표는 드러내놓고 김 위원장을 두둔했다.

5월 1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내부에는 비대위원장감이 없다고 본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오면 어떨까. 그분은 카리스마도 있고 또 오랜 정치경력도 있다. 당에서 혼란을 수습해 본 경험도 있기 때문"이라며,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김 위원장을 한껏 뛰어올렸다.
하지만 우호적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일주일 후인 5월 24일 모 방소에 출연한 김 위원장이 “홍준표, 유승민, 안철수는 지난 대선을 통해 이미 평가를 받지 않았나. 70년대생 경제전문가가 차기 대선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홍준표 의원의 대선 야망에 찬물을 끼얹자, 홍 의원은 우호적 관계로부터 바로 회군해 적군을 돌아섰다. 자신의 정치적 구상이 김 전 위원장과 충돌하자 견제에 나선 것이다.

홍 의원은 아킬레스 건 (Achilles腱)을 공격할 만큼 정도가 심했다. 5월 25일 그는 "2012년 4월 총선 당시 내가 조사한 뇌물 사건 피의자로부터 공천 심사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여기고,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세월이 지났지만, 이것을 묻어 두고 싶었는데, 최근 그분의 잇따른 노욕에 찬 발언들을 보면서 부득이하게 지난 일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이어 하루 뒤인 5월 26일에는 또 페이스북을 통해 “정체불명의 부패 인사가 더 이상 당을 농단하는 것을 당연코 반대한다"며 1993년 4월 김 전 위원장의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경위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당시 민주정의당 의원이던 김 전 위원장은 동화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홍 의원은 폭로 배경에 대해 "그런 사람이 정치판에서 개혁 운운하며 노욕을 채우는 것은 더 이상 용납할 수가 없다"며 “"부끄러움을 안다면 이제 우리 당 언저리에 더 이상 기웃거리지 말길 바란다. 뇌물 전과자로 개혁 대상자인 분이 지금까지 '개혁 팔이'로 한국 정치판에서 이 당 저 당 오가면서 전무후무한 비례대표 5선까지 했으면 그만 만족하고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마지막 남은 실탄까지 쏟아부었다.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시비 너무 걸지 마라’ 장제원 의원 등 자강파와의 꺼져가는 불씨 다시 살린 ‘그 한마디’

미래통합당이 당선자 워크숍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로의 전환을 의결하자, 자강론을 주창해 온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익숙한 과거와 손잡았다. 익숙한 과거와 결별할 용기도 결기도 없었다”고 격앙해 했다.

↑↑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 사진 = 의원 사무실 캡처

또 “우리는 혁신할 자격도 없다는 변명으로 또다시 80대 정치기술자 뒤에 숨었다”면서 “집도의에게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병들어 있다라는 나약함으로 노태우 시대에서 문재인 시대까지 풍미했던 노회한 정객의 품에 안겼다”고 지적했다.

이러면서 그는 “세대교체’ ‘과거 단절’ ‘젊은 정당’을 외친 지 하루 만에 그것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을 경륜이라는 포장지에 싸서 차기 대선과 내년 보궐선거까지 몽땅 외주를 줬다”며 “모두 남이 해줘야 하는 자생력 없는 정당임을 고백했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이어 “우리는 참 편안하고 안락함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이라며 “당선자 총회는 처음부터 ‘김종인이냐, 아니냐’로 프레임이 짜여 있었다. 지도부 구성 문제로 혼란이 지속할 수 있다는 불안감, 그 혼란과 정면으로 마주 앉기 싫은 소심함은 결국 익숙한 과거라는 정해진 길로 향했다”고 말했다. “이번 신탁통치가 우리 당의 역사에서 마지막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을 겨냥한 장 의원의 공격은 이 정도에서 수그러드는 듯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9일 후 열린 6월 2일 의원 총회에서 김 위원장이 또 꺼져가는 불씨를 살렸다.

자강파인 조경태, 김태흠, 장제원 의원 등이 불참한 총회에서 그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제가 지난 40년 동안 이 정치권을 생각해볼 적에 우리 정치의 현재까지의 상황에서 파괴적 혁신을 이루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도 그렇게 밝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제가 미래통합당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직시 하고, 이것을 정돈 해서 우리가 다가오는 대선에 적절하게 임할 수 있는가 하는 이런 준비 절차를 마치면 제 소임은 다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누구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어진 발언이 문제였다.
김 위원장은 “이렇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제가 간곡하게 부탁을 드리는 것은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다 하더라도, 다소 과거와 같은 가치관에 조금 떨어지는 일이 있다 할지라도 이것에 대해서 시비를 너무 걸지 마시라”고 자강파를 겨냥한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그러자 장제원 의원은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를 따르라’라는 식의 전제군주 식 리더십으로는 민주정당을 운영할 수 없고, 끝없는 갈등만 양산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위원장 영입에 대해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화 하고 있다. 독선적 리더십과 비민주적 인식이다”라며 “단 한 번의 논의 과정도 없이 당의 근간을 흔드는 지시를 하더니, 이것을 우려하는 의원들을 향해 ‘이 짓’ ‘시비’ ‘노이즈’라는 말들을 쏟아냈다. 흔히들 이런 단어들을 쓰면 막말이라고 한다. 자신이 월급을 주는 직원들에게도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이후에도 장의원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5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오전 회의 때는 마치 기본소득제를 실시할 것처럼 말했다가 오후엔 다시 한 발을 빼는 듯한 기자회견을 했다"라면서 "좌충우돌, 정의당 행차에서 쏟아낸 말들, 과연, 이런 행보가 우리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것이라고 넘길 수 있는 것인지 걱정된다"라고 지적했다.

또 김 위원장이 '보수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서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홍길동 당’을 만들 모양"이라며 "김 위원장이 다녀간 한 공부 모임이 보수가 들어간 이름까지 바꾸는 일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이 퇴장한 가운데 열린 21대 국회의장 선거가 있은 지 하루 뒤인 6일에도 장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일주일은 화려한 잔치에 먹을 것 없었고, 지지층에는 상처를, 상대 진영에는 먹잇감을 준 일주일"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 당의 마스크 완전 독점, 보수 부정, 시비 걸지 말라는 신경질적인 선생님의 모습으로 당 분위기 장악 , 기본소득제 도입 반박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을 몰아붙였다.

◇ ‘4년 전에는 내가 앉아있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이해찬 대표의 상처를 후벼 판 ‘그 한마디’

지나 3일 취임식 인사차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한 김종인 위원장은 현안을 둘러싼 우회적 공방을 마친 후 미소를 머금은 채 이 대표가 앉은 자리를 향해 “ 4년 전에는 내가 앉아있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며, 과거의 모진 인연을 떠올리게 했고, 이해찬 대표는 얕은 미소를 머금었다.

4년 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체제의 비대위는 이해찬 대표를 후보 공천에서 배제했다. 격앙한 당시 이 대표는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결국 세종시 총선에서 승리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귀한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파로 앞당겨 실시한 2017년 3월 16일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를 당선시키는 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정권 교체의 꿈을 이뤄냈다.

◇ ‘혀 밑에 도끼가 있어 사람이 자신을 헤치는 데 사용한다’
말은 행복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재앙을 불러들인다. 그러므로 상대를 향한 말에는 신중함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공인인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다.

당의 화합과 새로운 미래 개척을 위해 미래통합당의 삿대 지휘권을 위임받은 선장 김종인 비상대책위 위원장은 중요한 시기 때마다 ‘차기 대선 후보는 70년대생 경제 전문가가 적격’‘ 불만스럽더라도 너무 시비 걸지 마라’는 발언을 쏟아냈다.

또 여당 대표를 만나서도 ‘4년 전 내가 앉아 있던 자리인데, 기분이 이상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현 대통령과는 한때 0촌 관계인 가족이었으나, 지금은 남남 관계로 돌아앉은 상황.
김종인 위원장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때까지 소임을 마치고 당을 떠나게 된다. 과연 김 위원장은 당을 떠난 후 미래통합당과 0촌의 가족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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