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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칼럼 > 백수 제1일 - 2020 이 가을을 돌아보면서

김경홍 기자 입력 2020/10/29 20:17 수정 2020.10.29 20:17


↑↑ 김영민 전 구미, 대구 YMCA 사무총장/ 사진 = 필자 제공

[칼럼 = 김영민 전 구미, 대구 YMCA 사무총장 ]  우리의 가을은 입추로 시작해 처서, 이슬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백로, 낮보다 밤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추분, 찬 이슬이 맺힌다는 한로와 상강 등을 거치면서 가을 날씨의 밑절미 역시 삽상함이리라 싶습니다.

얼마 만인지요. 이리 평일 아침을 마음 편히 맞는 것이. 나이가 들면서 이른 아침 잠이 없어진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만..., 긴 팔 옷으로 야트막한 언덕이라지만 단단히(?) 무장하고 산길을 오릅니다. 어느새 가을을 맞이할 잎들이 바람의 결을 따르고 있고, 알짬은 도토리였습니다. 다람쥐가 겨우내 먹어야 할 식량이니 그대로 두라는 어린이들의 삐뚤빼뚤한 파발을 해망스레 지나치면서도 사람들이 줄을 이어 보물찾기하듯 주워갑니다. 두어 개를 손에 쥐고 가을 냄새를 맡아보곤 다람쥐 다닐만한 길에 던져두고 길을 내려옵니다.

백수가 된 이제 가장 큰 일은 아내의 일을 보조(?)하는 것인지요. 동네 장터에서 파는 물건을 보러 장바구니를 들고 따라갑니다. 장터에 널려있는 물건을 보는 아내의 모습에서 가을의 풍성함이 오달짐을 느낍니다. 밤 한 봉지, 돼지감자, 대파 한 묶음, 무엇보다 고구마 두 상자 -겨우내 우리 양식이랍니다-홍시...,
가지고 간 자루에 다 담을 수가 없을 정도로 가을을 한 아름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쪽저쪽에서 ‘시룻번만 먹자는데 저쪽에서 떡까지 덤으로 얹어주는 격’으로 물건 사는 곳마다 하나하나를 더해주니 풍성하기가 끝이 없습니다.
이리 맑고 이리 아름다운 가을 날씨는 분명 마음 깊이 흡족한 아토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낭만이라는, 서정이라는, 가을의 노래가 제격입니다만 메스미디어를 통한 이야기는 연일 기후위기에 대한 이야기로 칠색 팔색하게 만듭니다. 지구환경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불에 타고 있는 지구를 다루는 보도가 흰소리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호프 자런은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김은령 역, 김영사, 2020.9) 코로나 19 이전에 한 분석이지만 ‘지난 50년간 인구는 60% 증가했고 에너지 소비는 열 배, 화석연료 사용은 아홉 배 증가했음’을 지적하면서 ‘이런 모든 변화가 되돌릴 수 없는 심각한 기후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적어도 한 세대에서는 잠시 멈추어 서서 속도를 늦추고 손대지 않고 내 버려두고 없이 살아야 할 것을 주문합니다. 실제로 1975년 1월 9일 금세기 최악의 폭풍이라는 3일간 이어진 미 미네소타주의 눈보라 기후변화, 온실효과 등 기후 상승이 주는 위험에서 일이 직접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1997년에서 1979년 사이 미국 48개 주 통틀어 가장 추웠던 겨울, 그러다가 1905년 슈페리어 호를 덮은 얼음은 1972년에 비해 3주나 빨리 녹아버리고, 꽃가루가 날리는 날이 15일이나 증가되었음을 밝혀 더워지는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날씨나 자연 활동은 갈수록 이상스러워져 거대한 허리케인, 혹독한 추위, 폭풍, 연이은 홍수, 무자비한 가뭄 등은 대기에 갇혀버린 여분의 에너지가 일반적인 기후 체계와 충돌하면서 극도의 격앙된 상태로 몰고 갈 악화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 모든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는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로 지구 평균온도를 지난 100년간 1도 정도를 상승시켰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래서 2005년에서 2016년에 이르는 10년 동안 이제는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인류 멸망이라는 극언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유엔은 1995년 제1차 기후변화에 대한 기본 협약에서 2100년까지 시나리오를 만들고 지구 온난화가 105도에서 4.5도에 이르기까지 벌어질 상황을 생각하면서 1990년 교또 의정서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1990년 수준으로 줄이는 데 합의했으나 캐나다는 비준에 가입하지 않았고, 러시아나 유렵연합은 서명은 했으나 오히려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은 늘기만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게 되지요. 그 후 17년 뒤 즉 2015년에는 어떤 가능한 수단을 써서라도 기후 상승온도를 2도내로 제한하자는 파리협정을 채택했습니다. 무려 175개국이 서명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늘어났고 2016년은 가장 더운 해가 되었지요. 석탄발전을 수출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눈앞에 보이는 돈 앞에서 국제적인 서명이라는 약속은 부박하고 휴지조각에 불가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산화질소의 배출 역시 같은 문제입니다. 휘핑크림이나 로켓연료로 사용되어 우주여행을 좀 더 값싼 비용으로 가능할 수 있게 했습니다만 아산화질소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기후상승에 첨병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를 통해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가 대기 중에 크게 늘고 있으며, 배출을 방치하면 파리협정이 정한 지구 기온 상승치를 넘어서는 주범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산화탄소와 메탄에 이어 세 번째이지만 배출량이 조금만 늘어도 기온 상승에 결정타를 날릴 복병으로 이산화탄소에 비해 300배 이상이고 대기에 한 번 배출되면 수명도 100년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산화지소가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질소 비료’이고, 사람에 의한 아산화질소 배출은 지난 40년간 30%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는 “온난화 대응은 현재 이산화탄소가 중심이긴 하지만 앞으로는 아산화질소와 같은 다른 온실가스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합니다. (경향신문 2020.10.12. 내용 참조).

지구의 평균온도 2도 이하를 유지하기 위한 제안을 우리를 너무나 많이 듣고 또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이 따라야만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가 미국처럼 큰 농사공장에서 마구 흩뿌리는 비료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 이 모두가 2도 상승으로 가져올 인류파괴라는 재앙도 이미 맞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치는 격으로 코로나 19는 수용한계를 넘은 비닐 쓰레기 산을 만들고 이를 처리하는 데 나타날 환경피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툰베리의 호소에 그냥 넘어가다가는 이 좋은 땅에서도 내 귀여운 아이들이 사막에서 뼈만 남은 낙타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결코 없다는 안타까움을 봅니다
나는 ‘그만큼 풍요로워졌지만, 지구는 멸망의 길로 달려갑니다’만 그래도 이 가을 우리의 하늘은 ‘눈이 부시게’ 푸르릅니다.

(한글날이 있는 달이라 짐짓 언거번거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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