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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정치신문

시사칼럼>백수일기 8- 점입가경(漸入佳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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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백수일기 8- 점입가경(漸入佳境)

조유진 기자 입력 2020/11/27 11:03 수정 2020.11.27 11:03
김영민(전 구미, 대구 YMCA 사무총장)



  [칼럼=대구 YMCA 사무총장]  이 말은 동진(東晉) 시대의 화가로, 서예의 왕희지(王羲之)와 더불어 당시 예림(藝林)의 쌍벽을 이룬 사람 고개지(顧愷之)가 ‘평소 사탕수수를 즐겨 먹었는데, 항상 위에서부터 먹어 (뿌리 쪽으로)내려가는 버릇이 있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이유를 물었지요 그러자 그는 “갈수록 점점 좋은 경지로 들어가기(단맛이 나기) 때문입니다.”(愷之每食甘遮, 恒自尾至本, 人或怪之. 云, 漸入佳境.)라고 했다」고 해서 비롯된 말입니다 《진서(晉書) 〈고개지전(顧愷之傳)〉》 즉 ‘점입가경’은 어떤 일의 상황이 갈수록 재미있게 전개되는 것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이 말은 두 가지의 이야기로 예문을 들어 말의 더욱 좋아지는 것과 더할 나위 없이 나빠지는 모습을 봅니다. 첫째는 고개지의 이야기로 <남경(南京)의 와관사(瓦棺寺)를 짓기 위해 승려들이 헌금을 걷었는데 뜻대로 모금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와서 백만 전을 시주하겠다면서 절이 완공되면 알려 달라고 말했습니다. 절이 완공되자 그 젊은이는 불당 벽에 유마힐(維摩詰)을 그렸는데, 얼마나 정교한지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았고 이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 구경하러 온 사람들의 시주가 백만 전을 넘었다고 합니다>는 전설처럼 들어가면 갈수록 더 깊고 오묘함으로 모두를 감동시킬 수 있는 모습을 말합니다. 특히 교향곡이나 명화를 알면 알수록 더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고 노무현 前 대통령이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라는 말처럼 오냐오냐하니까 할아버지 수염 뜯는 버르장머리 없는 모습이 이어지는 모습을 말합니다. 고 노 대통령은 2003년에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지요. 당시 법무부장관이 강금실이었고 민정수석은 문재인 현 대통령이었습니다. 당시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의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통해 검찰개혁에 대한 대화의 취지에 대해 말했지만 시작부터 삐꺽거렸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평검사의 말에 대해 '모욕스럽다'면서도 검사들과의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그때 김영종 검사는 발언기회를 통해 "대통령께서는 대통령에 취임하시기 전에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 전화'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뇌물사건과 관련해서 잘 좀 처리해 달라는 것이었는데요.(신문보도에 의하면...) 그 때는 왜, 검찰에 전화를 하셨습니까?"라면서 말했고 또, 바로 이것이 "검찰에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라고 묻자 노 前 대통령은 그 유명한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라고 표현하면서 억지 거짓말에 대해 일침으로 막아버렸습니다. 불과 몇 분 전에 한 발언(허심탄회한 대화)을 정면으로 뒤집은 새빨간 (지어낸, 검찰의 억지)'거짓말'을 했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좋은 의도로 마련한 자리라고 하여도 가면 갈수록 더 심해지고 더 악해지는 것 역시 점입가경이라는 말로 그 상황을 표현 합니다.

길어진 이야기는 지금의 모습을 후자와 비교해도 될까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지난 13일 진중권 교수는 그의 페이스 북을 통해서 ‘Mad Woman 하나에 법무부 기능 완전 상실’이라고 하여 한 나라의 장관을 또라이 여자(?)로 표현하는 언어폭력 치한의 못된 버릇과, 김문환은 루이 14세의 “짐은 국가다”라는 말을 동일시하면서 ‘의회에서 거짓말의 일상화, 권력의 사유화’라며 책임질수 없는 말을 지면을 통해 말했습니다(2020.11.17.매일신문)
‘이쯤되면 정말 막가자는 것이지요’라는 말이 나와야 할 듯 합니다만 ‘검찰개혁까지는 장관직을 내려놓지않겠다(2020.11.16.세계일보), ’우리가 추미애다‘(정청래 페이스북, 2020.11.17.)등 추미애 장관을 두고 벌이는 정치권의 진영다툼이 말 그대로 점입가경입니다.

60년도 훨씬 넘른 노 작가의 미려한 책 《문학의 위안》(정지창, 한티재, 2020)에서 1965년의 문학계에서 암울했던 시대에 문인들의 모습에서 답을 얻어 봅니다. 즉 ‘너는 어디에 있느냐? 라는 물음에 대해 문학은 작가와 피사체의 싸움이라 규정하고 글자문화가 만들어 준 돌연변이의 형태에 대해 1965년 식의 해답이 해당되는가를 묻습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사실을 인지하고 사과하는 모습에서 발전할 수 있는 정치는 없는가’ 라고 작가는 묻고 있는 듯 합니다. 2020년 한국의 정치는 1965년 이호철, 성완경의 내용을 벗어나지 못한 후진성과 미숙함을 안타까이 살피고 있습니다.

어디로 더 갈지 모르겠습니다
어디로 가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 19로 한 단계를 더 올리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에서(당장 입에 풀칠조차 힘이 드는 사람들의) 그들의 호주머니를 갈취해서 호의호식하는 교수니 언론인이니 장관이니, 국회의원이니 하는 모두의 욕지꺼기 싸움의 미궁을 보는 배고픈 시민은 그들이, 그것들을 부추기는 언론들이 그리고 그기에 박수치는 음험한 욕심장이들이 원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2020.11.18.)
김영민 구미, 대구 YMCA 전 사무총장/ 사진 =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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