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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정치신문

외부 공모 구미시 경제기획국장,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경제

외부 공모 구미시 경제기획국장,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이관순 기자 입력 2021/06/06 19:53 수정 2021.06.06 19:53
- 행정사무 감사 의원들 ‘소통 능력 부재, 업무 파악에도 문제 있다 ’
- 직에 연연하면 구미 미래에도 부담으로 작용

구미 공단 야경
경북정치신문 사진

 

[사설] 대해를 항행하는 여객선이 몰아쳐 오는 파고를 이겨내려면 선장은 기지를 발휘해야 한다, 사전에 해도(海圖)를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숙지한 해도를 기본으로 기관사나 항해사와 함께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중국의 오나라와 월나라는 철천지 원수지간 이었다. 어느 날 두 나라의 백성을 태운 배가 강을 건너다가 풍파를 만나게 되자, 이들은 서로 협력해 강을 건너자고 의기투합했다. 결국 배는 강을 무사히 건널 수 있었다. 그래서 오월동주(吳越同舟)이다.
소통은 그만큼 중요하다. 특히 난세를 극복하는 힘은 소통과 기지로부터 오는 법이다.

지난 3일 구미시 경제기획국에 대한 의회의 행정사무 감사에는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한때 이 나라를 먹여 살린 구미 공단 경제가 장기간 침체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42만 구미시민이 승선한 ‘구미호’가 파고를 만난 격에 다름 아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답을 찾기위해 시는 지난해 10월, 험난한 파도를 극복할 경제기획국장을 외부 공모를 통해 전격 발탁했다. 구미시 역사상 최초의 행정행위였다. 이 때문에 의회 의원과 공무원, 시민들은 경제 기획 국장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시민들은 특히 외부 공모를 통해 발탁한 경제기획국장이 파도를 극복할 수 있는 나름의 해도를 숙지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또 활발한 소통을 통해 위기의 구미호를 구출해 내리라고 믿었다.

그래서 지난 3일 경제기획국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 감사에는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경제기획국장은 경제 위기라는 파도를 만난 ‘구미호’를 구출해 낼 해도를 보유하고 있었을까. 또 머리를 맞대면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는 활발한 소통은 이뤄졌을까. 그러나 이날 행정사무 감사는 시작부터 파행이었다.

“국장을 맡은 이후 의원은 물론 직원들과 전혀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국장은 “ 의원님이 상을 당했을 때도 조문을 했다"는 식이었다. 이날 감사는 갈수록 천태만상이었다.

첫 질의에 나선 김택호 의원은 “국장으로 선임되고 나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언론과 시민들에게 비친 모습은 부정적”이라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갈수록 행정사무 감사장 분위기는 험악했다.

김낙관 의원은 또 “ 가장 최선을 다해야 할 부서의 장이 직원들과 소통이 안 되는 데 기업과 소통을 할 수 있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사용해야 할 업무추진비의 사용내역을 보면 서울에서 단 1건일 뿐 대부분을 언론과 직원들과 식사를 하면서 썼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구미 관내 인사 노무팀장 모임까지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30여개 기업의 노무팀장들이 구미시를 홍보할 수 있는 자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면서 “임기의 절반을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답답하다”도 비판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김춘남 의원은 “답변을 들어보니 답답하고 기가 막힌다. 행감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신산업 정책 분야, 미래전략 산업 분야 등 업무 파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의원들과 소통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행정감사 준비가 미흡하고 감사에 임하는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고 하자, 국장은 “의원님이 상을 당했을 때도 갔었지 않느냐"며 감정 섞인 답변을 했다. 결국 감사장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안정환 위원장은 정회 결정을 내렸다,

42만 구미시민이 승선한 ‘구미호’는 경제 난국이라는 파고를 헤쳐나가야 하는 위급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의원들은 경제 선장인 경제기획국장이 해도를 전혀 숙지하지 못하고 있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소통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경제기획국장이 자리에 연연하면 시장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구미시민들이 진보 성향의 시장과 지방의원들에게 힘을 실은 이면에는 어려움에 처해있는 구미경제를 살려달라는 갈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때문에 시장이 외부 공모를 통해 경제국장을 발탁하는 등 특단의 행정행위를 했을 당시만 해도 시민들은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외부 공모형 경제국장이 망망대해에서 경제 파고를 만난 구미호를 구출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기대 속에서 발탁한 경제국장은 해도는 전혀 숙지하지 못하고 있고, 활발해야 할 소통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따라서 경제기획국장은 이러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새로운 인물이 구미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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