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경북정치신문

초심을 잃으면 모두 잃는다, 새로운 구미 지도자들에게 바..
오피니언

초심을 잃으면 모두 잃는다, 새로운 구미 지도자들에게 바란다

이관순 기자 입력 2022/05/31 15:58 수정 2022.05.31 16:05

[사진=경북정치신문] 영원한 권력은 없는 법이다. 크든 작든 권력을 쥔 순간부터 권력이 종료되는 훗날을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혜안의 정치가 미래의 정치이며, 공존공생의 정치로 가는 첩경임을 명심해야 한다.

[경북정치신문 시사 칼럼= 발행인 이관순] 2017년 6월 9일 당선이 확정된 이를 후인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수석 비서관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겉옷을 벗으려고 하자, 이를 도와주려는 청와대 직원에게 “괜찮습니다. 제 옷은 제가 벗겠다”며, 벗은 옷을 직접 옷걸이에 걸었다.

청와대의 오랜 권위주의를 벗어던지기 시작한 그 무렵 5.18 기념식에서 5.18 당시 아버지를 여읜 딸 김소형 씨가 추도사를 절절하게 읽어내리자,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던 대통령은 여성을 따라가서 꼭 안아주었다.

“울지 마세요. 기념식이 끝나고 아버지 묘소에 같이 참배하러 갑시다”
진심 어린 대통령의 위로로 기념식장에 잔뜩 찌푸렸던 5.18의 아픔은 맑게 걷히는 듯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초심은 이랬다. 권위주의의 옷을 서민의 옷으로 갈아입은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은 당시 관료들도 서민 정신으로 무장해 나갔다. 문재인 정부의 초심은 감동의 연발, 그 자체였다.

2020년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구해온 서민 정치에 변곡점을 찍은 시기였다. 그 요충지에 꽈리를 틀고 앉은 LH 사건은 문 대통령의 통치 철학을 따랐던 이 땅의 많은 서민에게 실망과 실의의 눈물을 안겼다. 

 

외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밀어주고 끌어주어야 할 문재인 정부는 많은 서민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마저 안겨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8월 초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로 송두환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내정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 요청 안에서 고 후보자에 대해 “금융·경제정책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서 강한 추진력과 부드럽고 온화한 리더십을 보유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또 송 후보자에 대해서는“40년에 걸친 법조인 생활 동안 인권보장에 관한 확고한 신념으로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힘써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민과 약자를 서럽게 하지 않는 국가를 지향하겠다고 한 문 대통령이 내정한 고승범, 송두환 후보자는 모두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배우자와 공동으로 보유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182.95㎡, 55여 평)의 가격(공시가격)은 2019년 말 준 28억 9,500만 원에서 2020년에는 34억 600만 원으로 5억 원 넘게 올랐다.

1년 동안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재산 가액은 56억 9,258만 2,000원으로 늘었다. 일 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2019년 말 기준 신고액 50억 2,536만 9,000원보다 6억 7000만 원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당시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역시 본인 명의로 강남구 대치동에 소재한 27억 5,100만 원의 아파트 한 채를 신고했다. 당시 재산을 32억 9,070만 원으로 신고한 송 후보자는 경기도 남양주 등지에 골프 회원권·리조트 회원권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보다 더 아픈 것은 상대적 박탈감이요, 감내하기 힘든 것은 강자보다 약자, 부자보다 서민을 위하겠다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배신감이다. 그들에겐 LH 사건 여파로 실의에 빠진 서민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아파본 사람이 상대의 아픈 맘을 더 잘 아는 법”이다. 서민 출신 고위공직자가 서민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서민 출신 중에서도 능력과 실력, 인간 됨됨이가 출중한 인재는 얼마든지 있다.

능력과 실력은 ‘종이 한 장의 차이’이다. 이 땅의 많은 서민과 약자들이 문재인 정권을 옹호한 이유를 되돌아보는 것은 그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다.

강남 부자 출신이 아닌 서민 후보자는 과연 이 땅에 없었을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과 실의는 법무차관의 ‘황제 우산’ 사건에서 정점을 찍었다.

2020년 8월 27일 법무차관은 아프가니스탄 특별 기여자와 가족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하는 브리핑 과정에서 뒤쪽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 든‘우산 의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산하겠다고 한 권위주의가 문재인 정부의 관료들에 의해 오히려 강화되고 안착되어 나간 것이다.

택시 기사의 목을 조른 이전 법무차관의 추태에 이은 후임 차관의 적폐를 바라보는 서민들은 2017년 6월 9일 당선이 확정된 이를 후인 11일 신임 수석 비서관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한 말을 잊지 않고 있다.

 

“괜찮습니다. 제 옷은 제가 벗겠습니다”
초심을 잃으면 결국 모두를 잃게 되는 법이다.


이틀 후인 6월 2일에는 구미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들이 탄생한다. 연임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처음으로 지도자의 세계로 진입하는 일꾼들도 있을 것이다.

선거 기간 그들은 공히 ‘ 시민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겸손의 정치, 지역 발전과 시민행복을 안겨드리는 실천의 정치, 권위주의를 배격한 소통의 정치’를 약속했다.

이러한 선거 기간 중의 초심을 일관되게 지킴으로서 시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정치인, 지역발전에 헌신하는 정치인의 길을 가기를 바란다.

물론 지도자에겐 권위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갖출수 있게 된다. 하지만 권위는 갖되 권위주의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명을 서게 해야 하지만 그 명이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압력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영원한 권력은 없는 법이다. 크든 작든 권력을 쥔 순간부터 권력이 종료되는 훗날을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혜안의 정치가 미래의 정치이며, 공존공생의 정치로 가는 첩경임을 명심해야 한다.

문득,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수석 비서관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겉옷을 벗으려고 하자, 이를 도와주려는 청와대 직원에게 “괜찮습니다. 제 옷은 제가 벗겠다”며, 벗은 옷을 직접 옷걸이에 걸었던 그 모습이 그리운 이유는 뭘까.

초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법이다.

저작권자 © 경북정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30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