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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정치신문

[시사 칼럼] 이번에는 또 어느 착한 일선 공무원이 아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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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칼럼] 이번에는 또 어느 착한 일선 공무원이 아픈 울음을 쏟아낼까

이세연 기자 입력 2023/07/19 09:07 수정 2023.07.19 09:09
“국민 안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집중호우가 올 때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상황을 둘러보고 미리미리 대처하라”

비오는날 도리사 전망대에서
사진=경북정치신문

비오는날 도리사 전망대
사진=경북정치신문

[ 경북정치신문 = 발행인 이관순]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로 10여 명이 희생 당했다.

 

그날, 장대비를 쏟아내는 먹장구름으로 잠시 시선을 옮긴 늘그막의 택시 기사가 푸념을 털어놓았다.
“이번에도 선량한 일선 공무원이 죄를 뒤집어쓰겠네요.”

 

지난해 용산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그들은 그렇게 푸념했고, 예상은 적중했다.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 소방청장은 온전한 대신 수사기관에 끌려들어 간 힘없고, 빽없는 일선 공무원들은 죄인이 되어야 했다.

임마누엘 칸트의 가르침이 새롭다. 그는 인간은 존중이 대상이라고 했고, ‘반드시 줄 것을 주고 반드시 받을 것을 받는 것’을 정의라고 설파했다. 윤석열 정부가 시도 때도 없이 강조하는 공정도 정의의 하위 개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 직후 광화문 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 안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집중호우가 올 때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상황을 둘러보고 미리미리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일선 공무원들은 평소 사무실에만 앉아 노닥거리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명(영)이 서려면 지도자는 정의의 철학과 도덕적 가치관을 실천하며 살아가야 한다.

2023년 공무원 공급표는 1.7% 인상이었다. 지난 6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6.3%, 전체 소비자물가는 2023년 공무원 임금 인상률 1.7%를 62.9% 상회했다. 

 

특히 2023년 봉급 인상 기준인 2022년 소비자 물가 5.0%였다. 하급 공무원이 수령하는 봉급은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데도 “공무원들은 집중호우가 올 때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으로 나가라’고 닦달한다.
공직자를 ‘부려 먹기만 하는 머슴’으로 여기던 봉건중세 시대의 권력자를 보는 듯하다. 이러한 발상은 입버릇처럼 떠벌리는 공정의 논리, ‘반드시 줄 것을 주고 반드시 받을 것을 받는 정의로운 사회 개념과도 불일치’한다.

도덕적 가치관도 밑바닥이다. 공자나 맹자를 위시한 위대한 철학자들은 추구하는 도덕적 가치를 가화만사성에 두었다. 그래서 저명한 정치인이나 학자의 자녀가 도덕적, 윤리적 궤도에서 일탈하면 세상은 ‘가화만사성’의 논리로 질타했다.
‘집안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서 어떻게 세상을 다스리겠느냐“라는 비판이 쏟아질 만도 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리투아니아, 폴란드 순방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는 리투아니아 명품 샵 다섯 곳을 방문했다’는 논란에 빠져있다. 명품 논란은 이 나라 여사들의 전유물일까. 문재인 정부 당시 김정숙 여사 역시 브로치 가격이 1억 원이 넘는 명품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지도자는 국민과 일심동체가 되기 위해 늘 수행해야 한다. 국민과 희로애락 해야 지도자의 영이 올바르게 서기 마련이다.

2390년 전 요임금은 백성들과 같은 초가집에 살았다. 굶는 백성이 있으면 식사하지 않았고, 추위에 떠는 백성이 있으면 같이 떨었으며, 죄지은 사람이 있으면 처단하기이 앞서 괴로워했다. 왕위에 있으면서도 새벽이 나가 농사를 짓기도 했다.

 

권력에도 연연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치 철학은 요임금이 재위하는 50년 동안 태평성대를 이뤘다. 나이가 들자, 자질이 없는 아들 단주를 물리치고 왕위를 순위라는 현자를 불러 보위에 물려주기까지 했다.

늘 돌아보아도 가슴을 울리곤 하는 그 스승의 일화를 우리는 깊이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잘못을 저지른 제자를 벌하기보다 잘못을 저지르도록 가르쳤던 자신에게 회초리를 갖다 댄 스승의 눈물이 새삼스럽다.

대형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국민들이 “이번에는 또 어느 착한 일선 공무원이 아픈 울음을 쏟아낼까.”라는 푸념이 더 이상 흘러나와선 안 된다.

 

만민의 지은 죄를 사해 달라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사랑과 앙상한 뼈마디가 으스러지도록 고행을 감내한 부처의 자비가 가슴을 울려댄다.

 
성인들을 닮기 위한 고행이 싫으면 지난날 벚꽃을 추억하기라고 해라. 권불십년이요, 화무십일홍이다. 정의와 진실을 외치던 전두환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경북정치신문, k문화타임즈 공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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