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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정치신문

[시사 칼럼] 후퇴할 줄 아는 용기와 겸허함도 지혜다.....
오피니언

[시사 칼럼] 후퇴할 줄 아는 용기와 겸허함도 지혜다...승자와 패자는 민주주의가 낳은 정치의 산물

이세연 기자 입력 2024/03/28 09:16 수정 2024.03.28 09:23
- “꽃이 핀다고 늘 피어있을 것”이라고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또 “바람에 지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또 피기에 꽃이다”

4·10 총선을 13일 앞두고 28일 0시를 기해 본격적 선거레이스가 시작됐다. 여야 모두 필승의 의지를 가지고 선거 첫날을 맞이했다. 승자를 존중하고 패자를 격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하며 후보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꽃이 핀다고 늘 피어있을 것”이라고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또 “바람에 지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또 피기에 꽃이다”그러므로 좌절할 일 만도 아니다.
직지사에서 바라본 구미시 전경

[시사 칼럼= 발행인 이관순] 꽃이 피면 반드시 지는 법이다. 강원석 시인의 시가 마음을 붙잡는 새벽이다.


“꽃이 진다고 낙심하지 말아라/ 바람에 지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또 피기에 꽃이다(중략)/ 내가 간다고 슬퍼하지 말아라 /떠나지 않는 영원함이 어디 있으랴 /만나고 헤어지니 삶이다”

모리야 히로시가 쓴 ‘중국 3천 년의 인간력’을 읽다 보면 중국의 고서 중 ‘삼십육계-주위상’의 기록이 마음을 붙든다.


“일본인은 도망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법을 선호하지만, 중국인은 명예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방법을 좋아하지 않는다. <삼십육계>에서도 상황에 따라서는 후퇴해야 하며, 이를 용병의 철칙이라고 적었다.

 
또한 <손자>에서도 병력이 약하면 물러나고 승산이 없는 싸움은 하지 말라고 써 내리고 있다.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일단 후퇴해 목숨을 부지하면 다시 전력을 재정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뛰어난 지도자라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되었을 때 결단력 있게 후퇴할 줄 알아야 한다.”

구미 정치사를 읽어내리다 보면 패배의 후유증으로 유명을 달리한 안타까운 이들이 없지 않다. 2012년 제19대 구미총선에 뛰어든 재선 시의원 출신의 A모씨는 낙선하자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해 안타까운 삶을 영원에게 맡겨야 했다. 또 2006년 제4대 지방 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3선을 겨냥하던 L모씨의 경우도 안타까운 사례다.

풍찬노숙의 고초를 딛고 한 때의 고통을 밑거름 삼아 재기에 성공한 ‘인간 승리’의 사례들도 적지 않다. 실례로 9대 구미시의회에서도 연거푸 두서 번 내리 선거에서 졌지만 기사회생한 ‘인간승리’의 전사들이 한 둘이 아니다.

4·10 총선에 내보낼 후보자를 선출하는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구미시갑·을 지역구에서는 8명 예비후보가 낙선했고, 4월 10일 이후에는 구미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후보 중 1명, 구미시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자유통일당 후보 중 1명의 승리자(당선자)를 탄생시킨다. 돌아보면 이번 선거를 통해 11명이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꽃이 핀다고 늘 피어있을 것”이라고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또 “바람에 지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또 피기에 꽃이다”그러므로 좌절할 일 만도 아니다.

승자는 언젠가는 패할 수 있는 앞날을 우려하며 겸손해야 하고, 패자는 언젠가는 승리할 날을 기약하며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
“선거 마무리 1년, 또 선거 준비 1년 빼고 나면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4년 중 2년뿐이더라’는 구미 전직 정치인의 회고가 새삼스럽다.

그래도 우리가 키운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봉건과 왕건세습의 악습을 타파한 아름답고 소중한 꽃을 피워내고 있지 않은가.


겸손한 승자와 용기를 잃지 않는 패자의 선거문화와 그런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구미시민들, 승자를 존중하고 패자를 격려하는 미풍을 서로에게 불어넣으며 우리들은 오늘도 더 나은 민주주의를 향해 걸어가고 있지 않은가.

꽃이 피었다고 마냥 기뻐할 일도, 꽃이 진다고 한없이 슬퍼할 일만도 아니다.

 

[경북정치신문/ k문화타임즈 공동 칼럼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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