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오스님의 대한민국, 베트남 지원을 위한 5,255km 미국대륙 두 발 횡단 탁발 마라톤 |
진오스님의 베트남 지원을 위한 5,255km 미국대륙 횡단 탁발 마라톤 |
진오스님의 베트남 지원을 위한 5,255km 미국대륙 횡단 탁발 마라톤 |
[경북정치신문=이관순 기자] 늦봄의 하늘은 동심처럼 고왔다. 금오산 너머 새털구름을 풀어내던 경북 구미의 하늘도 그랬다.
2024년 5월 20일, 비행기가 이륙하자, 그리움이 더욱 진하게 밀려들었다. ‘잘 다녀오시라’며 글썽이던 눈물들, 잠시 눈을 감자, 구미와 함께해 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흘렀다. 불심의 얼굴이 눈시울을 붉혔다.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들, 이역만리 타국에서 향수를 품어 안고 살아가는 그들과 동고동락을 결심하고 1996년부터 사단법인 꿈을이루는사람들 대표로 사회활동을 해 오고 있는 진오스님, 28년간 구미에 거주하며 연을 맺어왔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마냥 연연해 있을 만큼 출국행은 한가롭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일정이었다. 꿈을이루는사람들 대표의 직함을 잠시 부려놓은 진오스님 앞에는 이제 ‘탁발 마라토너’로 명찰을 바꿔 달고 8월 1일까지 72일간 ‘미국대륙횡단 2차 3,300km 모금 마라톤’을 완주해야 하는 일정’이, 과제물로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횡단 마라톤 성공기원을 함께한 김장호 구미시장 |
진오스님의 베트남 지원을 위한 5,255km 미국대륙 횡단 탁발 마라톤 |
진오스님의 베트남 지원을 위한 5,255km 미국대륙 횡단 탁발 마라톤 |
▶ 하필, 미국대륙 횡단 탁발 마라톤일까
그렇다면 왜 진오스님은 2020년 2월의 미국대륙횡단 1차 1,941km에 이어 2024년 2차 3,300km 등 5,255km의 미국대륙을 두 발로 횡단하는 고행의 길을 택했을까.
진오스님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을 가진 나라, 미국에서 두 발로 5,255km 대륙을 횡단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미국은 한국전쟁을 도왔지만 한국 역시 미국이 일으킨 베트남 전쟁(비엣남 전쟁, 1964년-1973년)에 32만 5천여 명을 파병했다. 그리고 과정에서 5천여 명이 전사했고, 1만 1,0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제 한국은 1992년 수교 이후 투자국 2위 국가이면서 국제결혼 가족이 20만여 명에 이르는 등 새로운 밀월 관계로 동반성장 할 베트남과의 관계 회복을 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베트남 농촌학교 해우소 108곳 지원 사업 자금 모금을 위해 태평양을 건넜다.”
이러면서 불심을 더욱 강하게 움직인 것은 한국군 파병 지역인 베트남 꽝응아이성 빈호아 마을의 원한비에 써 내려간 눈물이었다고 술회한다.
“건강불굴의 이 땅을 미군과 한국군들은 폭탄과 고엽제로 아무것도 남지 않은 불모지로 만들었다.”
그리고 가족 몰살과 세파 속에 몸을 던진 어린 아이들...원한비에 써 내려간 베트남인들의 애환은 진오스님을 움직였다. 그 악몽의 역사를 쓰도록 한 비극은 진오스님을 미군들의 고국 미국대륙을 떠밀었다.
진오스님의 베트남 지원을 위한 5,255km 미국대륙 횡단 탁발 마라톤 |
진오스님의 베트남 지원을 위한 5,255km 미국대륙 횡단 탁발 마라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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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륙횡단 2차 3,300km 모금 마라톤 완주한 탁발마라토너 진오스님
진오스님은 한국군 파병 지역 및 한국 기업 진출 지역에 낙후된 학교 화장실 위생 생활 개선을 위해 2012년 제1호를 시작으로 108개 해우소 신축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2024년 1월 82호에 이어 2024년 11월까지 4곳을 완공할 예정이다.
1차 3,300km에 이어 목표 구간 5,241km 중 남은 구간 3,300km의 미국 대륙을 5월 20일부터 8월1일까지 72일간 두 발로 횡단한 진오스님. 그 기간 탁발 마라토너 진오스님은 미국대륙에 한국과 미국의 우호증진, 한반도의 평화, 베트남 농촌학교 108개 해우소 지원 사업, 2025년 구미에서 열리는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를 알렸다.
진오스님은 특히 미국 대륙에서 만난 미국인들에게 다가가 비지땀으로 호소했다.“한국과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협력해야 합니다.”
“1km-1달러의 따뜻한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여러분의 따뜻한 모금의 손길은 베트남 농촌학교 학생들의 위생 환경을 바꾸기 위한 해우소 20곳 신축지원사업을 하는 소중한 밀알이 될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베트남 전쟁으로 발생한 베트남의 민간인 피해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우리들이 해야 할 의무이자 책임이기도 합니다.”
진오스님이 2012년부터 시작한 베트남 농촌학교 108개 해우소 지원사업은 올해 85호까지 완성된다. 86호부터 108호까지의 남은 숫자는 진오스님의 순진무구한 불심, 미국대륙에서 쏟은 비지땀을 머금고 자란 미국인들의 관심과 사랑로 채워나갈 것이다.
진오스님의 베트남 지원을 위한 5,255km 미국대륙 횡단 탁발 마라톤 |
진오스님의 베트남 지원을 위한 5,255km 미국대륙 횡단 탁발 마라톤 |
진오스님의 베트남 지원을 위한 5,255km 미국대륙 횡단 탁발 마라톤 |
▶ 진오스님이 탁발 마라토너로 뛰게 된 계기
2011년 교통사고로 왼쪽 뇌를 잃은 베트남 노동자와의 만남은 진오스님의 불심을 울렸다. 자비의 슬픔은 ’1km 100원의 희망 모으기‘ 탁발 마라토너 진오스님’의 길로 끌어냈다.
2011년을 시작으로 미국대륙횡단 2차 마라톤을 마친 2024년 8월 1일 현재 진오스님이 두 발로 뛴 거리는 무려 2만여 km에 이른다. 그리고 온몸을 흥건하게 적신 땀방울이 길러 낸 모금액은 5억여 원.
소중하게 모은 돈은 2023년 기준 베트남 농촌지역 82곳 학교 해우소 지원 사업, 국내 외국인노동자 상담센터, 외국인노동자 쉼터, 폭력피해 이주여성 보호시설, 다문화 한부모가족 모자원, 북한이탈 무연고 청소년 그룹홈, 다문화청소년 장학금 등에 생명수가 됐다.
진오스님의 베트남 지원을 위한 5,255km 미국대륙 횡단 탁발 마라톤 |
진오스님의 베트남 지원을 위한 5,255km 미국대륙 횡단 탁발 마라톤 |
▶ 진오스님, 불심의 길은?
탁발 마라토너로 세상을 감동시킨 진오스님은 1963년 출생해 1981년 송월주 스님의 제자로 사미계를 받았다. 동국대학교 불교대학교 선학과를 진학했고, 대학원에서 사학을 전공했다. 2002년에는 사회복지학 석사 논문을 마쳤다.
1987년 공군 군법사 재직 당시 왼쪽 눈을 실명해 국가유공자로 예우를 받는 스님은 1996년부터 구미에 거주하며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을 돕는 사단법인 꿈을이루는사람들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부터 구미지역을 중심으로 한 노숙인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2001년 외국인노동자 상담센터, 2002년 외국인노동자 쉼터, 2008년 가정폭력 피해 외국인 보호시설, 2014년부터는 다문화 한부모가족 자립지원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5월 20일, 대한민국 정부는 권익보호와 사회통합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진오스님의 품에 안겼다.
두 발로 뛰는 불심은 메마른 세상의 황무지를 적시고 일구는 강물로 흐르고 있다. 그 물길은 척박한 세상동네로 흘러들어 힘들고 어려워하는 이들의 애타는 목을 적시고 있다.
불심의 강물... 진오스님이 잠시 머리를 숙였다.
“아련한 그 동네에는 베트남 아이들의 고운 눈빛. 그 동심을 길러내는 어버이들의 맺힌 한이 가슴을 오래오래 치곤 한답니다.”
이래서 탁발 마라토너가 세상을 깊이 울리는 까닭이다.
이관순 기자 gbp1111@naver.com
사진=경북정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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