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기창 안동시장 |
[경북정치신문=이관순 기자] 경북, 대구 행정 통합 논의가 다시 본격화하는 가운데 “권기창 안동시장이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북부권의 생존을 전제로 분명한 요구”를 내놓았다, 단순한 찬반 입장이 이니라, 통합이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선택인 만큼 “원칙과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는 메시지다.
최근 정부와 경북도, 대구시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과 지방 소멸 대응을 명분으로 행정 통합 추진을 재개했다. 그러나 안동은 과거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됐다가 무산된 통합 논의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같은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 시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행정 통합은 변화를 거부하는 문제가 아니라, 경북과 대구의 천년 대게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특히 경북 북부권이 통합 과정에서 또다시 주변화되는 구조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행정 통합이 북부권의 생존 전략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이는 균형발전이 아닌 또 다른 불균형의 시작이라는 주장이다.
안동이 가장 먼저 요구한 것은 통합 특별시청의 소재지를 특별법에 안동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경북도청의 이전은 국토 균형발전을 목표로 20년에 걸친 논의 끝에 이뤄진 국가적 선택이었다. 행정 통합의 목표 역시 균형발전이라면, 행정 중심을 다시 흔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북부권은 행정 중심으로, 남부권은 경제 중심으로 특화하는 전략이 통합 이후 지역 간 역할 분담의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안동은 보고 있다.
또 하나의 핵심은 ”기초자치단체의 실질적인 자치권과 재정 자율권 보장이다” 정부가 통합 특별시에 대해 대규모 재정 지원을 언급하고 있지만, 안동은 일시적인 재정 투입보다 구조적인 권한 배분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통합 특별시로 권한이 집중되고 시, 군이 약화 된다면, 이는 지방자치의 후퇴이자 북부권 소멸을 가속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제도적 기반의 부재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행정 통합이 논의될 때마다 한시적 특별법에 의존하는 방식은 갈등과 불확실성을 반복해 왔다. 안동은 지방자치법 차원에서 행정 통합에 관한 특례를 상시 규정해, 향후 어떤 지역에서 통합을 추진하더라도 일관된 기준과 절차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 특별시의 명칭을 ‘경북 특별시’로 해야 한다는 요구에는 역사적 정체성 회복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경상도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행정구역이지만, 대구광역시는 비교적 최근 경북에서 분리된 도시다, 안동은 행정 통합이 새로운 병합이 아니라, 경북이라는 역사적 연속성을 되찾는 선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안동이 가장 강하게 문제 삼은 부분은 “북부권 발전 전략의 선행”이다. 북부권과 남부권의 구조적 격차를 해소하지 못한 채 통합을 추진한다면, 성장의 과실은 특정 지역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동은 광역 철도, 도로망 구축, 국가산업단지 조기 조성, 통합 신공항 연계 발전 전략, 도청 신도시 활성화, 핵심 공공기관 이전, 국립의과대학 설립 등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생존 전략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시가 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점도 통합 논의의 불안 요소로 거론된다. 권한과 책임이 온전히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대한 행정 체계 개편을 밀어붙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안동은 속도보다 숙의, 결정보다 합의가 먼저라고 거듭 강조했다.
권기창 시장은 “지방 소멸이라는 시대적 위기 앞에서 행정 통합은 어쩌면 마지막 승부일 수 있다”면서도 불확실한 승부수에 북부권의 미래와 생존을 걸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통합이 진정한 해법이 되기 위해서는, 서두르는 선택이 아니라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설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안동의 이번 입장 표명은 행정 통합을 둘러싼 논의가 이제 찬반 구도를 넘어 ”어떤 통합이 가능한가‘라는 본질적 질문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북, 대구 행정 통합의 향방은 결국 북부권의 생존 요구를 어떻게 제도와 계획 속에 담아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관순 기자 gbp1111@naver.com
사진=안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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