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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보는 한국인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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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보는 한국인의 정체성

경북정치신문 기자 press@mgbpolitics.com 입력 2020/02/05 15:52 수정 2020.02.05 15:52


[칼럼 = 지경진 한국U & L연구소] 한국인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 만 년 동안 한여름 한겨울을 이기며, 한 솥에서 한식으로 밥 먹고, 한복으로 옷 입고, 한옥에 살며, 한국어를 말하며, 한글이라는 명품 문자를 만들었고, 아프면 한약으로, 병나면 한방으로 치료하며, 한 핏줄 한 겨레를 이으며, 한 마당에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한데 어울려 한 배달의 자손으로 한평생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한(恨)을 극복해온 자랑스러운 한족(韓族)이다.

↑↑ 지경진 소장. 사진 =지경진 한국U & L연구소 제공


단군 조선 이래 5천 년 동안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의 여러 왕조를 거치면서 1,300여 차례의 전쟁 또는 전란이 있었다. 그러나 고난이 닥칠 때마다 대동단결하여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았고, 이제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라는 정치 정체성을 바탕으로 역동적인 힘을 발휘하였고, 세계 10위권의 강국이 되어 세계로 펼쳐나가는 나라가 되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스포츠 모든 방면에서 한국인들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 참으로 살만한 나라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 사회에는 우리들의 장점을 보지 못하고 자신을 비하하고 있는 자들이 있다. 오히려 한국에 오래 생활한 외국인들과 외국에 오래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인들의 역동적인 정체성 역량이 더 잘 보인다. 회복해야 한다.

첫째, 한국인들은 조형미(artificial beauty)보다 자연미(natural beauty)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자연스러움은 인간의 본성에 내재하는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다. 일본이 조형미의 나라라면 한국은 자연미의 나라다. 전통 가옥과 정원 등 건축과 조경 문화에서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 음주 행태, 대인 관계 등 일상의 문화 속에서도 잘 나타난다.

둘째, 한국인들은 태생적으로 그 내면에 인간미(humanity) 또는 인간중심주의(humanism) 사상이 배여 있다. 한국인의 건국이념과 한글 창제의 목적에 홍익인간 또는 위민(爲民) 정신이 반영되어 있다. 한국인이 ‘나는 사람이다’라는 말은 두 가지 경우에 사용한다. 인간 차별당할 때와 인간적 실수를 지적받을 때이다. 그러므로 한국어 속에 사람이라는 말의 뜻은 짐승(dog) 아닌 인간이므로 차별받아서 안 될 귀한 존재라는 의미와 신(god)아닌 인간이므로 완전하지 못하고 실수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셋째, 한국인들의 역동성(dynamism)은 많은 외국인이 인정하고 있는 정체성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이룩한 성공 신화의 핵심 동력은 삶에 대한 열정과 우수한 두되,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역동성이었다. 50연대 전쟁의 폐허 속에서의 ‘삶’에 대한 강한 애착, ‘한번 잘살아 보자’는 의지, ‘하면 된다’는 자신감, ‘자식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교육열’ 등이 어우러져 발전의 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역동성이 ‘빨리빨리’ 문화를 야기하기도 하고, 남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만을 강조하는 억지 문화로 변질하는 문제도 파생시키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이제 속도보다 더 소중한 것이 방향이다. 인생도 국가 운영도 마찬가지다. 지도자의 기본 책무는 그 방향키를 제대로 잡는 것이다.

넷째, 한국인들에게는 고지식하지 않은 융통성(flexibility)이 있다. 젊은이들은 한국 노인들을 ‘꼰대’라고 부르며 사고의 틀이 고정된 사람이라 말하지만 그들의 지난 삶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다양한 문화를 수용해왔다. 문화적 융통성은 경직성에 대립하는 것이므로 문화 융성의 기회가 그만큼 넓었다. 그러나 문화적 융통성이 있다는 것은 투명성이 요구되는 엄격한 법치 사회를 저해하는 역기능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이제 공공의 질서 의식과 공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마음을 모을 때다.

다섯째, 외국인들이 보는 한국인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오뚝이 정신(resilience)이다. 넘어졌을 때 좌절하지 않고 잘 일어난다는 정신이다. 수난과 고난의 시기에 오히려 통합하여 다시 일어나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역사가 있었다. 여말 몽골족의 침략에 대한 저항 정신, 임진왜란 당시 의병의 활동, 6.25 전쟁 당시 학도병, IMF 금융 위기 당시 국민의 양보 등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화합과 단결의 경험이 많다.

지금 한국 사회에는 특정 정치 이념으로 편향된 국가 지도자들이 경제, 안보, 외교, 통일, 교육 등 총체적으로 그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 진정으로 나라의 번영을 원한다면, 평화의 시기에 불필요한 분열을 일삼았던 우리들의 아픈 과거사를 자신들의 행태에 대입해보라. 지금 한국 사회는 해방 이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분열과 대립의 극단으로 치닫고 있으며 도무지 국민 통합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 큰 국가 위기 상황이 닥쳐오기 전에 정체성을 되찾고 국민 통합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또다시 넘어지는 과오를 범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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