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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30곳 선정' 홍보했지만 도비 3억 반납…"구미시 행정 신뢰 도마"

이관순 기자 입력 2026/09/09 17:22 수정 2026.09.09 17:24
기업 자부담 50%·외국인 고용률 20% 조건에 참여 저조
의원들 “물량 확보보다 실제 집행이 성과, 홍보와 결과 차이 밝혀야”
공동육아나눔터 2호점 산동 추진, 여성 안전사업 자료 부실도 지적

장진호 의원은 2025년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 환경개선 사업비 4억 3천만 원 가운데 도비 약 3억 원을 반납한 이유를 묻고있다.

 

[경북정치신문=이관순 기자] 구미시가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 환경개선 사업에서 경북 전체 물량의 75%를 확보했다고 홍보했지만, 기업 참여가 저조해 상당한 도비를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시의회는 공모 선정 실적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사전 수요조사와 실제 집행 결과까지 시민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미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7일 가족정책과를 대상으로 2026년도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 지원과 공동육아나눔터,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여성 안전사업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장진호 의원은 2025년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 환경개선 사업비 4억 3천만 원 가운데 도비 약 3억 원을 반납한 이유를 물었다.

가족정책과는 기업이 공사비의 50%를 부담해야 하고, 외국인 근로자 고용 비율도 20% 이상이어야 해 신청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한 곳당 최대 2천500만 원을 지원했지만 조건을 충족하거나 자부담을 감수하려는 업체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참여가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같은 조건으로 사업을 반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기업 의견을 수렴해 경북도에 자부담과 고용 비율 완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라고 주문했다.

또 다른 의원은 구미시가 당시 경북 전체 40곳 가운데 30곳을 확보하고, 총사업비 20억 원 중 15억 원을 따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점을 문제 삼았다.

보도자료에는 ‘신청한 30개소 모두 선정’, ‘구미시의 전략적인 행정지원과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만든 결과’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사업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부담 50% 조건은 공모 신청 전부터 정해져 있었던 만큼 기업 참여 가능성을 충분히 조사했는지, 우선 물량부터 확보하고 성과로 홍보한 것은 아닌지 따져 물었다.

모집 공고를 세 차례 내면서 CCTV를 ‘CCTC’로 잘못 표기한 내용이 그대로 반복된 점도 지적됐다. 의원은 단순히 공고문을 보내는 수준을 넘어 대상 기업을 정확히 파악하고 직접 찾아가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경화 가족정책과장은 “외국인 근로자 고용 기업과 농업법인 등의 수요를 다시 조사하고 직접 접촉하겠다”며 “지원 조건을 완화해 달라고 경북도에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박윤경 의원은 특화형 공동육아나눔터의 높은 이용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2호점 추진 상황을 확인했다. 가족정책과는 공모에 선정돼 추가경정예산에 사업비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용 수요가 많은 산동지역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동육아나눔터는 대기자가 많아 1인당 주 1회, 월 4회로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구미뿐만 아니라 김천과 칠곡 주민도 찾고 있어 2호점이 문을 열면 이용 불편이 일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박 의원은 여성인력개발센터의 ‘워킹맘 힐링 프로그램’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운영 횟수를 늘리고 20·30대 여성의 의견을 신규 사업에 적극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올해 모두 4회 운영됐다.


김재우 의원은 한부모가족복지시설 공사 과정에서 경주 지역 원도급 업체가 지역업체에게 공공공사 하도급 협력으로 공사를 진행한 것을 높이 평가 했다.

김지식 의원은 범죄나 폭력 위험에 놓인 가정을 지원하는 ‘우리집 경호원’ 사업의 최근 2년간 신청과 선정, 대기 및 탈락 현황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사업은 법정 한부모가정과 폭력 피해자, 일정 소득 이하 여성 1인 가구 등에 도어카메라와 홈캠, 긴급호출 장치, 24시간 출동 서비스를 지원한다.

감사에서는 행정사무감사 자료와 읍·면·동 안내문에 적힌 지원 대상이 서로 다르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일부 안내문에는 ‘여성 1인 사업자’가 포함됐지만 감사자료에서는 빠져 있어 시민이 사는 지역이나 확인한 공고에 따라 다른 정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선착순 선정’이라는 표현도 위험 정도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줄 수 있어 우선순위와 예산 소진 기준을 분명하게 적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지원 기간 1년이 끝난 뒤 이용자가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경우 요금이 오르는지, 연장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는지도 점검 대상으로 꼽혔다. 공공사업이 특정 보안업체의 고객 확보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계약과 사후관리 기준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다.

여성 안심 비상벨 운영자료의 정확성도 도마에 올랐다. 2025년 이용 179건 가운데 실제 출동은 44건, 허위신고는 135건으로 약 75%를 차지했다. 그러나 2026년 4월까지 접수된 76건은 세부 내용이 빠져 전년도와 비교할 수 없었다.

의원들은 허위신고가 많다고 비상벨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분석해 행정력 낭비를 줄이고 긴급상황 대응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우 의원은 한부모가족복지시설 공사 과정에서 경주 지역 원도급 업체가 구미 업체들과 함께 공사를 진행한 점을 모범사례로 평가했다. 지역업체가 공공공사 하도급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이런 방식의 협력을 확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공모사업 선정이나 지원 규모보다 시민과 기업이 실제로 혜택을 받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사업을 크게 홍보한 뒤 집행하지 못해 예산을 반납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전 수요조사부터 집행 결과 공개까지 행정의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관순 기자 gbp1111@naver.com
사진=경북정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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