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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정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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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일기 24 /동기화된 논증(motivated reasoning)

홍내석 기자 gbp1111@naver.com 입력 2021/03/15 16:21 수정 2021.05.01 15:14

[칼럼 = 김영민 구미 도시재생지원 센터장] 근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에 정신이 잡히다 보니 너무 시끄럽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시끄럽다 못해 머리가 핑핑 돌아갈 지경입니다. 도대체 어느 말이 참인지 어느 것이 거짓인지 분간도 못 하겠고(모두가 그 나름의 근거가 있다는 말로 대응하니) 더구나 아무리 근거를 따지고 사실을 찾아도 아닌 것을 ‘참’이라 우기면서 이를 받아드리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내가 주장하는 모습과 다른 너는 ‘거짓’이라는 굴레를 씌우는 것이 한두 번이거나 어제오늘의 일이 아님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우연히도 이러한 혼동을 세 권의 책이 동시에 나와서 그에 관한 생각과 행동을 정리해 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그 하나는 박준석(2021)이 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 또한 믿기 쉬운’이라는 서브 타이틀을 단 『가짜 뉴스의 심리학』(주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2021.3)이고, 위즈덤 하우스에서 발간한 『혐오와 차별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카스 무데 저 권은하 역, 2021.2)이며 『편견의 이유』(프라기야 아가왈 저, 이재경 역, 반니, 2021.3)가 그것들입니다.
물론 위의 세 가지 책을 쓴 각각의 저자들이 지향하고 밝히고자 하는 바는 차이가 있지만 궁극적인 통하는 하나는 ‘인간 심리 특히 행동심리학에서의 말하는 인간의 행동에 관한 판단이나 구조적인 방식, 내용의 전개로 인해 문제는 발생하고 그 선동과 정치적인 악용으로 참과 거짓의 관계는 평행선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음을 보여준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속담 ‘팔은 안으로 굽는다’처럼 우리의 인지나 행위의 부조화, 확증편향으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그렇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막무가내로 반대하고(심지어 폭력이 동원되는), 비난, 비방을 일삼는 사실(심지어 전쟁까지도 유발하는)’에 각각의 논지에 따라 정리해 줍니다.

특히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바 『가짜 뉴스의 심리학』에서는 동기화한 논증(motivated reasoning)이라는 말로 깔끔하게 정리해 줍니다. 즉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결론이 이미 정해져 있을 때 그에 유리한 방향으로 논증을 구성하고 정보를 해석 및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진영논리에서 반드시 사용되는 인지적 두 가지 확증 즉 ‘확증편향’과 ‘인지적 구두쇠 현상’(cognitive miser, 지능과 상관없이 세련되고 노력을 요하는 방식보다는 간단하고 노력이 덜 더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으로 진실이 아니면서도 정서적으로 아전인수 하는 경향을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정치 현실이나 사회상(시장선거의 진영싸움, 국책사업의 순서 없이 결정, 숱한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는 것이나 그런 상황에서 일부 LH 직원들의 잘난 체하는 도둑질의 모습 등)이 이리 첫말을 길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보다 더 급하게 바로 이 지역 우리의 앞마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지역 도시재생 지원센터의 책임자로 원서를 내고 면접을 통과하여 방을 배정받은 지도 두 달이 지났습니다. 어느 정도의 현황이 파악되고 내용에서 흐려져 있던 모습들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전혀 상상을 초월했던 사안들이 장난감 두더지처럼 튀어 오릅니다. ‘처음부터 원X동 도시재생 사업 자체가 잘못되었다.’ ‘우리동네의 일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위원인 우리가 대표’ ‘총괄 코디가 일도 하지 않고 능력이 없으니 갈아달라’. ‘회의에 참석했는데 회의비 달라’, ‘참석한 회의에 겨우 물 한잔이 뭐냐?’ ‘우리 동네에 배정된 돈이니 우리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등 지역 여론 주도층에서부터 참가자(비록 한두 명의 발언이라도) 개인적인 인격 모독의 발언에서부터 도시재생의 근본 목적이나 방향과 관련 없이 돈 돈 돈이라는 말로 (도시재생 사업의 해당 구역의 사업이) 개인적인 치부의 일환 인줄 알고 그에 대한 논거를 세우면 날카롭게 대립하는 모습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형태의 논지와 대화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 내용이 옆 사업지에도 전파되어 같은 무리가 형성되는 악순환을 보는 것이지요.

사실(팩트)을 드러내 놓은 자리에서조차 거짓으로 자기주장을 합리화하고 처음부터 있었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잡아 물고 늘어지는 형태는 장소와 대상만 달랐지 오늘의 정치판이나 다름이 없음을 강하게 느낍니다. 더구나 봉사의 선두에서 지역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다짐 대신 정보라는 권력의 완장으로 군림하는 모습은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이 너무나 요원한 모습임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혐오와 차별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라는 책의 표지는 ‘세상이 살기 힘들어질 때 사람들은 정치에 쉽게 선동된다’라고 규정하고 ‘극우는 차이와 위계질서를 찬양하며 핵심적인 특징은 엘리트주의로 일부의 집단이나 개인이 다른 집단이나 개인보다 우월하므로 더 많은 권력을 가져야 한다’(P42)고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내용을 연결하면 비록 ‘참이 아닌’ 경우라 할지라도 자기의 주장이 우월하거나 근거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동시에 자신은 주위의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거나 최소한의 엘리트라는 의식으로 가르치고(선동하고) 깨우치면서(선전하면서) 세력을 결집하여 (조직이나 모임에) 반발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이익(금전상)을 위해 온갖 정열을 쏟으면서도 (마치) ‘(모든)주민들의 모두를 위해’라면서 여기, 저기를 흔들고 다니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측은함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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